회생파산 강의 2. 신청요건(자격)
법과 생활
회생절차와 파산절차를 우선 구별하고, 회생절차 중에서도 나에게 맞는 제도가 무엇인지 검토하는 것에서부터 점검이 시작점을 정해야 합니다.
회생은 기업이나 개인이 장래 수익으로 채무를 변제하고 변제하지 못 하는 채무에 대해 면제 또는 면책을 받는 절차이고, 파산은 채무자가 가진 모든 재산을 현금화해서 채권자들에게 배당을 하고 남는 채무를 소멸시키거나 면책받는 절차를 말합니다.
제가 항상 강조하는 것은, 신청요건(자격)과 회생이나 파산에서 성공이라는 의미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요건과는 구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회생파산의 신청은 요건만 구비하면 일단 법원에 접수할 수 있지만, 해당 절차에서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요건이나 컨디션은 다른 관점에서 검토를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겠지'라는 안일한 생각만으로 신청했다가는 비용쓰고, 시간만 지연할 뿐 회생이나 청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 회생신청의 요건
법인회생, 간이회생, 일반회생(개인사업자이면서 부채 30억 초과)의 경우, 1) 변제기에 있는 채무를 변제하면 사업을 유지하는데 현저한 지장이 초래되는 경우, 2) 부채초과 상태에 있는 경우 회생절차를 신청할 원인이 있다고 보면 됩니다.
1) 변제기에 있는 채무를 변제하면 사업에 장애가 생기는 경우는 일시적인 자금경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공장, 기계 등 주요한 사업용 자산을 처분하거나 높은 이율의 자금을 차용하지 않고서는 사업운영을 계속할 수 없는 상태를 기준으로 해당 여부를 판단하면 됩니다.
통상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차용한 경우, 일정기간 동안은 이자만 변제하다가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원금 중 일부도 이자와 함께 변제를 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합니다. 물론, 기업이나 개인이 자금여력이 되어 원금 및 이자를 상환할 수 있으면 회생을 염두할 필요가 없겠으나, 통상 원금상환문제에 대해 생각은 하지만, 준비가 현실적으로 되지 않기 때문에 자금경색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2) 부채초과상태는 장부, 즉, 재무상태표를 기준으로 해서 일단 판단을 하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의 경우 대출, 대출연장 등을 목적으로 자산초과상태로 장부정리를 해 두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부채초과상태를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부채초과상태는 반드시 일정한 시점을 기준으로 현실적으로 그러한 상태에 있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부채초과에 빠질 염려, 가능성이 농후한 경우도 해당하기 때문에 좀더 넓은 개념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변제기에 있는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지급불능상태나 채무자가 어음부도 등과 같이 돈을 갚지 못 하겠다고 하는 지급정지도 회생파산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개인회생의 경우에도 지급할 수 없는 경우, 지급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이 되는 경우, 채무자가 변제할 수 없다고 선언하는 지급정지 등의 사유가 있으면 회생파산을 신청할 수 있으나, 개인회생은 회생절차(법인, 간이, 일반회생)와 달리 채무액수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항상 채무액수를 염두해 두어야 합니다.
파산신청은 기업이나 개인이나 지급불능상태, 지급정지, 부채초과 상태 중 어느 하나의 상황에 처해 있으면 채무액수에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채무독촉이나 채무증가의 속도가 소득의 증가속도, 영업이익의 증가속도를 초과하고 있다면 시간이 갈수록 채무가 증가할 뿐 장래 수익은 점점 고갈되거나 마이너스로 될 것입니다. 채무를 갚지 않고 조정할 수 있는 제도가 회생파산 이외에 워크아웃, 신용회복제도 등 몇가지가 있으나, 사법부가 관여해서 채무자를 채권자들의 지위와 어느 정도 대등한 협상테이블에 앉혀 놓는 제도는 회생파산제도가 유일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시간입니다.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쓰러져도 심폐소생으로 살아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있듯이 기업이나 개인의 자산과 부채상태에 있어서도 조정가능한 타이밍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특히, 회생의 경우에는 갱생 가능성이 높을 때 신청해야 하는 타이밍을 잘 맞추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청산을 해야 하는 파산으로 채무를 정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파산은 기업이나 사업을 중단하고 가진 재산을 다 팔아서 채권자들에게 배당하는 것입니다. 채무자의 재산에 대해 팔 수 있는 권리가 법원으로 이전합니다(정확히는 파산관재인). 개인파산의 경우에는 여러 가지 자격에 제한이 생깁니다. 공직에서 퇴직되거나 지원할 수 없게 되고, 자격증의 효력중단 또는 실효 등 파산채무자에 대해 일정한 법률적 자격을 제한하는 규정들이 있습니다. 회생은 이러한 장애나 제한이 없습니다.
따라서, 파산이 좋아요? 회생이 좋아요? 이런 질문이 얼마나 고민없이 던지는 것인지 인지해야 합니다.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해당 채무자에게 가장 적절하고 유리한, 그리고, 채권자들에게도 손해가 최소화될 수 있는 그런 절차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입니다.
2. 회생성공의 요건
기업이나 개인이 회생에 성공할 수 있는지에 관해 일률적으로 말할 수 있다면 참으로 속이 시원하겠습니다. 숱한 질문들 중에 대부분은 자신의 상황이 회생이나 파산으로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것인데, 확신에 차서 성공할 확률이 몇 %입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렇다면 사건수임이 개인적으로 넘쳐날 수도 있고, 저도 수입이 좋아질 것이지만, 장래 수익으로 3년에서 10년간 변제해 나가는 과정이나 청산과정에서 재산이 얼마에 언제 팔릴지 등에 대해서 상담시점이나 신청시점에서는 도무지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회생의 성공은 장래 수익의 안전적 보장이 얼마나 보장될 수 있느냐에 달려 있고, 채무자의 건강상태, 가동연한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내외적 경제상황도 고려해야 하고, 채권자들의 동향도 살펴야 합니다. 개인회생이나 파산의 경우 채권자들의 동의절차가 없으니 성실하게 절차에 임하면 어느 정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겠지만, 회생의 경우에는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지 못 하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기 때문에 실패의 개념이라는 것이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회생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해당 채무자가 생각하고 있는 방안이 실현될 수 있는지 여부도 관건입니다. M&A, 신규자금차입, 사업양도양수, 담보물 매각 등 여러 방법이 예상한 시점 이내에 실현이 될 수 있어야 회생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실제 회생신청의 초기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입니다.
최선을 다 해 봅시다라는 추상적인 의지만으로는 회생이나 파산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는 어렵습니다. 사전에 냉정하고 보수적으로 상황을 진단하고 기업이나 개인의 약점과 문제점 등에 대해 확실히 인식한 후 이를 극복할 방안을 어느 정도 마련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든 이후에나 절차에 진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윤 변호사의 TIP
기업이냐, 개인이냐, 채무액수, 파탄에 이르게 된 원인, 자구방법으로 생각하고 있는 계획의 현실성 등 따져 봐야 할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회생파산은 비용이 상당히 소요되고, 기간도 상당히 오래 걸립니다. 물론, 패스트트랙 등 절차를 조속하게 진행하려는 노력들이 실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어떤 경우든 반년 이상의 시간이 지납니다. 성공여부를 볼 때까지 말입니다.
발등에 불 떨어지고 점검하지 말고 어느 정도 숨쉴 여력이 있을 때 회생파산에 대해 공부도 하고, 상담도 받아 제도적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를 조속히 점검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실제 사건진행을 할 것인지 여부는 차후에 결정해도 됩니다.
일정한 경우 정부(중진공 등)에서 회생과 관련해 자금지원, 컨설팅지원 등 여러 제도도 있고, 채무자가 알지 못 했던 정보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조기에 갖는 것은 열심히 영업하는 오늘보다 더 중요한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필수적인 노력이라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