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etter life

우리는 아프다 #18 통증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지긋지긋한 허리통증, 무릎통증, 그리고 두통. 진통제를 먹어도 완화효과는 오래 가지 않는다. 특별한 병명도 아니지만 통증은 일부가 되어 버린 듯 하다. 이뿐만 아니라 마음이 힘들다. 고립된 느낌이 늘고 우울감에 시달린다. 누군가 비웃는 듯 한 표정으로 내 얘기를 하는 것 같아 자신을 축소시키게 된다. 통증은 물리적인 고통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을 모두 포함한다. 통증을 겪지 않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보다 통증을 품고 고통을 겪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우리들일 것이다.


실재하지 않거나 실제보다 크다고 착각한 통증!

팔, 다리가 잘려 잃어버린 사람이 여전히 팔이나 다리가 붙어 있는 것처럼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환상사지라고 부르는데 실재하지 않는 통증을 느낀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분명 스스로가 누추하다고 여기는 것보다 훨씬 괜찮은 사람임에도 늘 위축되어 있거나 이로인해 우울감에 시달리고, 세상에 대해 소극적, 수동적인 채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실제 겪지 않거나 크게 느낄 수 없는 착각된 심적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의 뇌는 통증을 지각함으로써 위험을 경고하고 안전지대로 위치를 옮길 수 있도록 해 준다. 하지만, 고통을 지속적으로 겪거나 그렇다고 생각하면 통증을 관리하는 뇌의 피질이 점점 커져 통증 자체 뿐 아니라 통증을 유발하게 된 경험과 사건까지 반복적으로 회상하게 만들어 버린다. 약물이나 위로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 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면 회복이 불가하거나 회복하는데 엄청난 수고가 필요하다. 회복에 실패하면 극단적인 선택을 취할 수도 있다.


사라진 손가락!

손가락이 5개였다가 손가락 하나가 잘려서 없어지면 뇌는 그 손가락을 관리하던 영역이 작동하지 않게 된다. 그 영역은 주인없는 영토가 되고 다른 손가락들이 없어진 손가락 역할까지 더 일해야 하기 때문에 없어진 손가락을 관리하던 뇌의 부위는 다른 손가락을 관리하던 부분들이 확장해서 그 부서를 차지하게 된다고 한다. 비록 5개 손가락이 있던 상황으로 완전회복은 되지 않겠지만 사는데 지장없이 손가락을 활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도달하게 된다.


긍정적이고 꾸준히 공백을 메우기 위한 행위는 실제로 그러한 결과로 현실화된다.


일반적인 대응에서 벗어나자!

어느 여배우가 호텔 객실에 목을 메고 숨을 거두었다는 기사가 났다. 자녀들도 있고 극중 역할도 있었건만 우울증에 시달려 왔다는 것이 추정사인이다.

고통을 겪어 통증을 느끼게 되면 일반적으로 피하거나 하던 행위를 중단하고 쉬거나 스스로에게 '괜찮아! 좋아질거야!'라고 자위한다. 때로는 약물에 의존하기도 한다. 하지만, 만성적으로 몸에 베여 있고, 뇌가 통증에 습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 상황에서는 감추고 스스로 위로하는 것으로는 통증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몸과 정신을 상당 비율로 차지하고 있는 고통과 통증을 적극적인 행위와 생각으로 줄여 나가야 한다. 통증이 올 때, 오히려 적극적인 행위를 하고 통증 이전의 상태로 돌아간 상황을 상상해야 한다. 자신을 홀로 두지 말고,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아야 한다. 누군가를 만나고 운동을 하고, 새로운 경험을 찾고 자극이 될만한 것들을 하거나 상상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은 지속적이어야 한다.


고통, 통증을 수동적으로 수용하지 말고 맞서 싸울 필요가 있다. 어차피 내 몸과 마음에서 작은 시초에서 커져버린 것이니 말소시킬 해답도 내게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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