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etter life

사료와 식사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식사는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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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만나서 하는 멘트 중 많이 하는 멘트는 "식사 하셨어요?", "그 동안 잘 지내셨어요?"와 같은 안부이다. 그만큼 건강하게 먹고 사는 것이 사실은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무의식 중에 실감하면서 타인에게도 그 사실을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 관계의 시작과 유지의 대부분이다. 멘트는 늘 반복되지만, 식상하지 않다. "식사 했어요?'


잘 지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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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서 마주쳤으니 잘 살아있음이 명백히 확인되었음에도 우리는 상대방의 끼니와 일상의 무탈함에 대해 질문한다. 다분히 습관적이고 영혼을 실어서 질문하지도 않는다. 물론, 대답에도 영혼은 없다.


하지만, 한 끼가 즐겁고, 유쾌한 상대와 시간을 보낼 때, 우리는 즐거운 식사를 한 것이다. 하지만, 그저 때가 되서 위장을 채워야 한다면 먹는 행위가 고역이고, 에너지 소비적이며 돈을 쓰지만, 의무에 불과한 행위가 될 수 있다.


즐거운 식사는 그야말로 점심, 저녁 약속일 수 있지만, 그저 먹기 위한 것이라면 사료를 먹는 것이다. 생명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소비작용 내지는 뭘 먹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 끝에 '아무거나'로 섭취하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 삶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사료에 불과하다. 제대로 된 식사가 되기 위해서는 감정적 교류와 일말의 가치관이 삽입되어야 한다.


매일 세 끼를 먹어야 하는 것이 평균이지만, 누군가는 두 끼를, 누군가는 여러 끼니를 먹느라 세월을 보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식사가 되느냐, 사료가 되느냐는 마음과 관계에 달려 있다. 모두가 즐거운 한 끼의 식사가 될 수 있는 삶이 되기를 바란다. 물론, 나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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