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etter life

빚으로부터 빛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2019. 8. 17. 경기도 의왕시 포일도 소재 빌라에서 A(75)씨와 아내(65), 이들 부부의 두 딸(41, 39)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발생했다. 정확한 사유는 수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최근 A씨의 자녀들이 학원강사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했다가 실직하면서 생활고에 힘들어 했다는 것이 추정사인이다.


그리고, 경찰에 의하면 빌라에서 '채무 때문에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된 점으로 미루어 채무 때문에 힘들어 하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채무, 빚은 단순한 숫자 그 이상의 고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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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 빚은 단순한 (-)재산이나 수치가 아니다. 타인으로부터의 구속과 억압이 수반되게 만드는 원인이다. 그리고, 일정 수준의 생활을 이어나가야 사람이 '살 맛'이 나는 법인데, 채무, 빚은 항상 돈에 쪼들리는 상황을 주기적으로 야기하고, 채권자들의 독촉과 빈번한 연락, 협박 등은 자존감마저 떨어뜨린다.


채무, 빚을 져 본 적이 없는 사람은 그 실상과 실태를 공감하기 어렵다. 빚은 사람을 위축시키고, 현실로부터 도피시키고, 내일에 대한 빛을 앗아가기 때문에 그 고통은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는 채무자의 일신전속적인 것이다.


채무, 빚의 구속과 미래에 대한 빛, 희망의 상실은 사람을 '죽을 맛'나게 만들고, 세곡동 세모녀 사건이나 의왕시 포일동 가족 사건과 같이 극단적인 결과를 불러오는 선택을 하도록 만들 수 있다.


도박, 과소비, 낭비, 사치 등으로 감당하지 못할 채무, 빚을 발생시켜 놓고 갚으려는 노력없이 '배 째라!'는 식으로 도덕적 해이와 법적 의무태만에 빠져 있는 채무자들도 물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어떠한 계기나 사건, 질병, 점진적인 채무, 빚의 누적으로 감당범위를 초과한 채무를 지고 힘들어 한다.


하늘의 별보다 소중한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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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서 지켜보면 아직은 '성실했지만 불운한 채무자'가 더 많은 듯 하다. 인간의 생명은 저 하늘에 떠 있는 별만큼 소중한 것이다. 극단적 선택을 하기까지 무수히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나, 경제적 삶, 사회적 삶, 생물적 삶을 회복시킬 수 있는 장치와 제도들이 있다.


목숨을 져 버리기 전에 빚으로부터 자유를 얻고, 내일에 대해 빛을 찾을 수 있는 제도를 먼저 확인하고, 시도했더라면 아까운 사람들이 여전히 이웃으로 남아있었을 것이나,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다. 부디 절망의 끈을 놓아버리고 구제와 회복의 끈을 잡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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