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요즘 세상에는 자신의 스펙, 이력, 경력, 학력 등을 빼곡하게 적어내면서 이력서를 쓰거나 자신이 가진 능력 이상을 표출한다. 일단, 취업하거나 채택된 이후에 허위과장된 부분을 채워 나가면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 사람을 채택, 고용한 사람은 진실로 이러저러한 능력을 가진 것으로 알고 그를 뽑는다.
그러나, 사람이 감동할 때는 언제인가. 사람이 위기이거나 결정하기 힘든 문제에 봉착했을 때 누군가의 계책이나 조언을 들어 고민이 해결될 때 그 사람에 대한 신뢰와 감동이 발생한다. 하지만, 보통 가진 능력이 100이라고 하더라도 120, 130가지고 있다고 피알하는 것이 요즘 세태이다. 또한, 자신의 부모가 어떤 지위에 있는지에 대해 넌지시 알 수 있는 힌트를 암시하기도 한다.
사람의 밑바닥이 드러날 때는 진실로 그의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순간에 그 능력으로도 문제해결이 되지 않을 때이다. 더구나 윗사람, 상사, 사장 등은 해당 그의 능력이 고작 그 정도인 사실에 대해 실감하며 실망하기도 한다.
나는 오히려 자신의 능력을 다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윗사람 등이 자신을 보통의 사람들로 평가하고 있을 때, 진정으로 자신의 능력을 드러냄으로써 문제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는 성공의 가도를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유방이 항우를 죽이고 세상을 평정한 후 한신에게 물었다. "경은 내가 얼마의 군사를 부릴 수 있다고 보시오?", 한신은 대답한다. "황제께서는 10만군사를 운용하실 수 있습니다.", 그럼 "경은 얼마의 군사를 부릴 수 있오?", 한신은 이렇게 대답한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다다익선은 여기서 노출되었다. 유방의 근심은 항우를 죽이고 세상을 통일한 후 안정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공신들과 반란의 가능성에 대해 염려와 근심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한신은 이토록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며 주군을 무시하고, 자신의 능력을 과시했다. 한신은 진실로 군사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잘 조련하여 전장의 승패를 승리로 이끌만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까 항우를 해치울 수 있었다.
하지만, 항우는 한신의 흑역사(빨래터에서 아줌마에게 밥을 얻어 먹은 사실, 동네 깡패 가랑이 사이로 기었던 사실 등)때문에 한신을 경시하여 중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방은 한신을 국방부 장군에 임용했다. 물론, 무시의 시선은 유방에게도 있었지만, 결론은 한신을 중용했다.
하지만, 자신의 능력을 다 드러내어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하는 것은 최선을 다 해야 한다는 세상의 기본적인 진리일 것이나, 자신의 능력을 감출 줄도 알아야 한다. 특히, 경쟁자, 윗상사 등 앞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감춤으로써 후일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다.
가진 것이 많을수록 겸손에서는 멀어지고 교만과 자만에 가까워진다. 그리고 그것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시기와 모함의 대상이 된다. 삶의 고수들은 이렇게 말한다. "하다 보니 이렇게 되었나 보네요". 자신의 공을 드러내기 보다 그냥 외부적인, 하늘의 운세에 의해 자신이 고수가 되었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인다. 능력을 힘껏 발휘할 때를 제외하고는 능력을 감추어야 한다. 요즘 세태에 역행하는 말일수도 있겠지만 삶의 기본적인 운용논리는 변함이 없다.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지 말고 겸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