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Any essay

얼굴에 책임질 나이가 되면...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옛말에 나이 마흔이면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40은 불혹(不惑)이라 하여 세상의 변화와 흐름, 자기 감정 등의 변화에 휘둘리지 아니하고 올바른 판단을 그르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사람이 40년 동안 어떻게 살아 왔는지에 대한 얼굴에서 풍기는 분위기에서 얼추 추정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부정적인 감정과 고생을 많이 하면 얼굴인상이 찌들어 있거나 여유없어 보이고, 어느 정도 뜻한바를 이루거나 이루어가는 가는 과정이면 얼굴인상이 좋아 보인다. 얼굴이 잘 생기고 못 생기고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평균 수명이 길어져서 얼굴에 책임져야 할 나이가 점점 늦춰질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사람을 대면하여 여성, 남성, 젊고 연로한 사람들을 자주 대한다. 그런데, 여성 의뢰인들을 만나면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가 있다. 인상이 좋은 사람과 수심으로 가득 찬 사람. 성형수술을 많이 해서 예뻐보이기는 하지만, 어딘가 어색한 사람, 세월을 고이 받아들여 순응해서 얼굴에 자연스러운 연륜이 묻어나는 사람, 젊고 예뻐보이고 싶은 욕구는 여성에게 있어서나 남성에게 있어서나 동일한 관심사일 것이다.


하지만, 먹고 살만 한 30대 후반에서 40대 중후반 여성 의뢰인들을 만나면 얼굴이 어딘가 닮아 있다. 남편이 괴롭히고 삶에 찌든 30대 후반에서 40대 중후반 여성 의뢰인들을 만나도 얼굴이 어딘가 닮아 있다.


전자는 당기고 높이고 째고 부풀리는데 여력의 돈이 있으니 소비를 한 사람들이고, 후자는 삶의 고단함이 얼굴에 묻어난 사람이다.


내가 너무 단편적으로 판단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경험과 공통점을 추출해 요약하면 위와 같다. 노화에 대한 순응, 그리고, 삶의 과정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며 외피만이 아니라 내적인 성숙을 꿈꾸어 왔는지에 따라 얼굴의 책임문제가 달라진다.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는 삶의 전반에 대한 한 권의 책의 표지에 해당하는 문제이다. 하지만, 예쁜 표지에 매료되어 책을 구매했다가 내용이 부실하며 실망할 수도 있고, 허접한 표지임에도 내용이 충실한 책이 있다.


표지를 넘겨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얼굴에 대한 책임이 의도적인 젊음의 표상을 인위적으로 입히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전반적인 분위기와 아우라, 그리고, 그의 품행과 말씨 등으로 얼굴의 인상은 그 인생과 삶을 대표하는 표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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