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민주적 시민

일상의 변론

by 윤소평변호사

정당제도에 관한 헌법규정은 헌법 제8조에 규정되어 있다.

제8조
① 정당의 설립은 자유이며, 복수정당제는 보장된다.
② 정당은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
③ 정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정당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할 수 있다.
④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하여 해산된다.

일반적인 시점에서 단순히 읽더라도 정당설립의 자유, 복수정당제의 보장, 그리고 정당활동, 절차, 목적과 활동의 민주적 기본질서 등에 관해 규정되어 있다. 헌법의 개별규정은 모호하고 추상적으로 규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구체적인 법률처럼 세세하게 규정하면 부득이한 상황의 발생 등에 있어서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책결정과 정치적 판단에 있어 경직성을 완화하기 위해 대부분의 국가에서 헌법은 추상적으로 규정한다.


정당의 정의
정당법 제2조(정의)이 법에서 "정당"이라 함은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책임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직을 말한다.

정당이란 무엇인가. 정당법 제2조에 그 정의가 규정되어 있다. 핵심키워드는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국민의 자발적 조직'이라고 본다. 정당의 존립과 존속의 처음부터 끝은 '국민의 이익'을 위해야 하며, '국민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진 조직'이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어떤 국가도 위 정의규정에 부합하는 정당은 단 하나도 없다. 국민의 이익을 위함이 각 정당의 목표이기는 하지만, 그 목표 속에는 자기들의 이익 또한 숨어 있다. 정치적 생명의 연장, 지지의 확보 및 유지, 반대세력의 통제 등이 정당의 목적 속에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정당은 대체로 국민의 이익을 위한 조직이기는 하지만, 대체로 정치인들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정의규정이 진솔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정당제 국가에서의 민주적 시민의식의 문제점

정당은 협력과 견제, give and take를 해야 하는데, 정당이 '국민의 이익'을 달리 해석하여 '각자의 이익'이 내심 전부일 경우, 당파싸움이 일어나게 된다.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 정당이 제시하고 주입한 정치적 성향을 알게 모르게 함유하게 된다.


그로인해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민주적(?) 시민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유리한 기사나 정보는 신뢰하지만, 그에 대해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기사나 정보에 대해서는 신뢰하지 않는 경향을 가지게 되고, 이것이 하나의 사조가 되어 버린다.


여당 지지자들은 야당 때문에 나라가 후퇴하고 있다고 믿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그 반대로 믿는다.


따라서, 본래 복수정당제의 헌법적 취지는 온데 간데 없이 몰각된다. 정책결정에 있어서 토론과 타협, 협력은 물건너 가고, 각자의 입장만을 고수할 뿐이다. 그 결과, 정당이 영향을 미치는 지지자들인 민주적(?) 시민들은 분열된다. 무정당주의자들이라고 말하는 사람조차 자신의 판단과 정보검색이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라고 확언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우리가 접속하는 모든 기사, 정보에는 각 정당과의 영향과 관계 속에서 일정부분 각색되고 편집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도 마찬가지이다. 컨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결국은 어느 정당을 지지하거나 그에 가까운 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인플루언스도 중립적이고 객관적이라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국가에 대한 지지와 지도자에 대한 회의!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참으로 다이나믹한 민족성을 가지고, 발전가능성이 있는 민족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한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져 본 적도 없다. '헬조선'이라고 외치는 사람들은 국가에 대한 지지를 하지 않는 부류들인데, 이미 조선은 없어졌고, 대한민국만이 현존하며 미워할 대상은 정부 또는 정치인들이다. 결코 국가에 대한 영원한 충성과 지지를 버려서는 민주적 시민이라고 할 수 없다.


우리가 구별해야 하는 반감과 증오, 그리고, 분노는 국가에 대한 것이 아니라 정부에 대한 것이고, 구체적으로는 실책을 저지르는 정치 지도자, 정당의 구성원, 관료에 대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민주적 시민은 결코 자신이 지지하든, 그 반대의 경우이든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감시와 회의, 비판적 시각을 견지해야 한다. "아이 나는 정치에 관심이 없어!"라고 한다면, 스스로의 권리와 감시기능을 포기하는 셈이다.


우리의 현재는 심각한 민주적 시민의 자세를 보여 주고 있다. 정당의 영향에 의한 사실관계 해석 때문에 어떠한 진실이 심적으로 불편하거나 평소 견지하던 정당적 취향에 맞지 않으면 아예 믿지 않는다. 그리고, 협력해야 할 대상인 같은 민주적 시민에 대해 악감정을 가지고 그들을 나쁜 사람으로 치부해 버린다.


유튜브같은 경우, 자주 검색한 컨텐츠에 따라 AI가 그와 유사한 컨텐츠를 계속해서 제시한다. 그러다 보면 결국 편협함에 빠져들기 마련이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정보는 편안하고 신뢰가능한 것으로, 그 반대의 경우에는 거짓으로 치부하거나 불편함을 가진다.


우리가 스스로 민주적 시민이라고 자부하기 위해서는 정당, 정치인이 우리에게 미친 사조, 그리고, 정치적 편향을 가진 언론과 정보 전부에 대해 수용과 회의의 이중적 잣대를 대어 보아야 한다. 그리고, 모든 정치 지도자들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가져야 한다. 지지하든 지지 하지 않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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