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생활
# 사실관계
A는 2018. 6.경 B를 해고한 것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B가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 조정기일에서 조정위원으로 참석한 노무사가 "B가 다시 근무할 수는 없겠냐"는 질문에 B에게 다가가 "XXX야 눈깔을 뽑아 버릴라"라고 말했다.
A는 B에 대해 모욕혐의로 기소가 되었는데, 노무사의 질문에 과거 B가 한 모욕적인 언행을 재현한 것으로 노무사의 질문에 답변한 것일 뿐, B를 모욕할 의사가 없었다고 변소하였다.
# 하급심의 판단
울산지방법원(2019고정490)은,
1. "A가 다른 사람이 있는 곳에서 B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 또는 경멸적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모욕죄의 보호법익에 이미 위험이 발생한 점,
2. "모욕적 발언과 이 같은 발언이 재연에 불과했다는 말 사이에 시간적 공백이 있었던 이상 모욕죄는 이미 성립한 점,
3. "A는 B로부터 모욕당한 사실이 있음을 진술할 수 있었음에도 사전설명 없이 돌발적으로 B에게 다가가 공연하게 모욕적 발언을 한 점,
4. "B가 과거에 행한 모욕적인 언사를 설명하는데 시간적 간격이 있어 B가 모욕감을 느낄만 하였고, A의 모욕죄의 고의가 인정되는 점"
등을 이유로 A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 윤 변의 TIP
모욕죄는 명예훼손에 비해 특정한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구체적으로 저하시키는 표현이 아닌 욕설과 같이 경멸적 표현을 한 경우에 처벌하는 죄이다.
그런데, 위 상황은 A가 과거 B로부터 들은 내용을 조정기일에서 똑같이 재현한 것인데, A는 모욕죄로 처벌되었다.
핵심적인 이유는, 조정절차에서 정상적인 진술이 아닌 방식으로 공연한 자리에서 B에게 B가 했던 말을 하였고, 그와 같은 언행을 하기 전에 사전설명이나 그와 같은 언행에 대한 즉각적인 이유와 설명을 간과한 채 그 상황이 지속되도록 하였다는 점이다.
즉, B가 한 모욕적 언사의 재현과 그에 대한 설명과 이유 사이에 시간적 공백이 있었다는 것이고, 정상적인 진술절차에 의하지 않았다는 점에 의해 모욕죄를 유죄로 인정한 사례이다.
하급심 판결이기 때문에 확정 여부를 지켜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