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흔한 말로 명품백인지 아닌지는 우산이 없는 상태에서 비가 오면 그 가방을 머리에 이어 비를 막는지, 비를 맞더라도 몸으로 감싸는지를 보면 구별된다고 한다. 그깟 머리카락, 옷 젖는 것쯤은 가방이 젖어 가죽이 뒤틀리거나 변형되는 것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닐 때, 그 가방은 짝퉁이 아니라 진퉁이라는 것이다.
소비자가 합리적이라면 제품에 들어간 원가+기업의 이윤으로 책정된 가격을 지불하고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어야 한다. 수요와 공급의 교차점에서 형성된 가격이 아니더라도 상품의 효용에 비해 너무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것은 합리적 소비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억짜리 자동차, 시계, 가방, 구두 등을 사는 이유는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자신의 자력을 과시하기 위함이다. 대책없이 비싼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인격적 고매함과 지적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없음에도 자각없이 소비한다. 더 기이한 것은 상품의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가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한다는 점이다. 바로 인간의 허영심과 과시욕 때문이다.
경제학자 베블런은 자신의 저서(유한계급론)에서 이를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라고 지칭했다. 상류층의 소비행태는 합리성을 결여하고 감정적 요소인 과시와 허영에 기초해 비경제적 결정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을 밝혔다.
그런데, 만약 유명 연예인, 스포츠맨, 기업가가 짝퉁을 메고, 차고, 몰고 다닌다고 해 보자. 우리는 그 제품들이 결코 짝퉁이라는 생각을 감히 하지 않는다. 그 사람이 '설마 가짜를 샀겠어!"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와 명예, 자력이 세상 만천하에 드러나 있어서 보통 사람들이 구매할 수 없는 제품을 그들은 구매할 수 있다고 당연시하기 때문이다.
A 스타가 몇 만원 짜리 면티 하나 입었다고 했을 때, 우리는 그 면티가 설마 몇 만원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A의 인지도와 자력, 명성 때문에 몇 만원 짜리 티셔츠는 그 갑절의 가격으로 인식된다.
보통의 우리는 누가 무시할까 염려하여 가랑이가 째질 정도로 고가의 상품을 구매한다. 때로는 할부로, 리스로 구매한다. 현금으로 일시에 지급할 능력이 되지 않기 때문에 할부, 리스제도와 같은 분할상환제도를 이용한다. 때로는 타인을 기망해서 얻은 돈으로 고가의 상품을 구매한 후 처벌되기도 한다.
만약, 자신에 대한 믿음과 신뢰, 높은 도덕감과 지적 수준을 가지고 있다면 물질을 통한 자기 과시나 허영은 멀리할 것이다. "사람이 명품"이어야 한다. 과시와 허영에 의한 구매력의 표출은 분명 열등감 때문이다. 자기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의 부족, 내세울 장점에 대한 부지 등으로 쉽고 빠르지만 버거운 구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고자 한다.
진심은 보다 많은 말을 한다. 진정한 가치는 언젠가 세상에 내비치게 되어 있다. 남이 알아주지 않는다 하여 화 내지 않으면 그가 바로 군자라고 공자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