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사기꾼은 좁은 의미의 법적인 사기죄를 범한 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사회, 조직, 단체에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이익을 얻은 후 자신은 그에 대한 응당의 보답을 하지 않는 사람, 애시당초 공공이나 타인의 이익에 대한 관심은 없고, 사리사욕만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무임승차, 스필오버(spill over) 효과를 무상으로 이용만 하고 자기 부담은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이다. 개인적인 정의이므로 사전적 의미와는 거리가 멀다.
A가 돈을 들여 양수기를 구입해 논에 물을 대고 넘치는 물이 B의 논까지 흘러 농사에 도움을 받거나 양봉업자가 벌을 길러 꿀을 기르자 근처 과수원 업자가 수분이 잘 되어 결실이 좋아지는 효과와 같은 것을 스필오버(spill over)라고 하는데, 여기에 대해 응당의 보상이나 감사를 표하지 않으면 무임승차와 같고, 지속적으로 이런 효과만을 노리고, A나 양봉업자의 자본, 노력 등에 대해 무상으로 이용만 해 먹으려고 하는 자들은 "사기꾼"이다.
지금부터 지적하는 사실은 대부분이 그렇다는 것은 아님을 전제로 한다.
몇몇 남성들은 여성과 잠자리를 하기 위해 허세를 부리거나 싱글이라거나 곧 싱글이 될 거라고 거짓말을 하고, 몇몇 여성들은 반반한 외모와 화술을 이용해 명품가방이나 액세사리, 돈을 뜯어낸다. 사기꾼들이다.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부녀자대표회의 등은 음식물수거처리업체의 선정, 분리수거업체, 의류수거업체, 경비용역업체의 선정 등에 있어서 '커미션'을 받고, 관리비에서 회식비, 판공비 등으로 정해진 급여 이외에 이익을 챙긴다. 업무상 횡령, 배임에 해당하지만, '그러려니' 하면서 그냥 입주자들은 넘어간다. 상가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기꾼들이다.
하도급을 따내기 위해 상위 도급업체, 그리고 끝에 원청으로부터 수급받기까지 리베이트가 오가야 일이 성사된다. 건설업, 정보통신업, 제약회사-약국-의사 등 모든 직역을 가리지 않고 '리베이트'와 '커미션'은 지출은 있으나, 명목은 확인할 수 없는 것이다. 사기꾼들이다.
전교조 임원, 노조임원 등 이익단체의 임원들이 누리는 파워와 이익은 어떤 근원에서 발생하는 것인가? 각종 시민단체 임원들이 마구 소비하는 돈들은 후원금, 기부금 중 어떤 부분이 구분가능하기 때문에 임의로 사용되는가? 정의를 구현하겠다는 NGO 단체들에 대한 후원과 기부 중 일부는 비정의, 부정의로 사용되는가? 사기꾼들 때문이다.
장관, 차관, 1급 공무원 등 고위직 공무원들의 비리와 비위행위보다 저 지방에 인허가를 담당하는 6급 공무원이나 하급관리들의 비위와 비리는 경우의 수, 발생빈도가 더 많고 높다. 고위직에 대한 감시는 비교적 삼엄하지만 하급 공무원들에 대한 감시는 소홀하기 때문이다. 실제 공권력의 남용과 악용은 하급 공무원들이 저지르는 경우가 더 많다. 사기꾼들이다. 세금으로 봉급받으면서 부차적인 이익을 위해 부릴 수 있는 권한을 남용한다.
일선의 경찰들은 어떤가? 아는 사람이 고소당하면 피해자(고소인)에게 "합의하라!"라는 말부터 꺼낸다. 그리고, 향응을 제공받는다. 부실한 수사를 한다. 그리고, 경찰은 관리하는 룸싸롱 한두곳 쯤은 점유하고 있다. 불법안마시술소, 성매매업장 등도 관리한다. 검사는 삭제된 검사동일체원칙에 입각해 라인을 따라 정당하고 공정한 수사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승진과 좋은 보직을 제공받는다. 사기꾼들이다.
고위직의 비리, 국회의원의 비리, 청와대 인사들의 비리 등은 좀더 세련되고 은밀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정권이 바뀌거나 내부 배신자의 등장으로 사태가 발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로는 '게이트'가 되어 온 나라의 이슈가 되기도 한다. 공약과 양심과 정의감, 도덕감, 책임감은 지식일 뿐이고, 실천대상은 아니다. 사기꾼들이다.
어느 택시기사분의 말씀으로 마감하련다.
우리나라에서 부자가 되는 방법은 딱 두 가지 뿐이에요.
사기치거나 상속받거나...."
저 분은 사기꾼의 개념을 알고 사용했을 것이라고 강하게 추정한다. 비록 사기가 아니더라도 나쁜 짓을 하지 않으면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셨기 때문이다.
사기꾼들을 발본색원하기는 쉽지 않다. 그 자리에서 사기꾼을 색출해서 처벌하더라도 그 자리에 다른 사기꾼이 자리잡거나 본래 그렇지 않았는데, 사기꾼 본능이 이성적 도덕감을 압도하는 시점을 지나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는 사기꾼들이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