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자동차, 자전거를 운전하면서 속도를 과도하게 높일 수 있고, 과속을 하더라도 크게 불안에 떨지 않는 이유는 바로 브레이크가 있고, 그것이 속도를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이유는 자동차의 성능과 다리 근육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브레이크의 존재와 기능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만약, 브레이크가 없다면 당신은 엑셀을 강하게 밟을 수 없고, 다리근육이 튼튼해도 자전거의 페달을 심하게 돌릴 수 없다. 멈출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속도를 제어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속도를 낼 수 없는 것이다. 브레이크는 쏟아부은 에너지의 소멸, 그리고, 운동에너지를 정지상태의 위치에너지로 전환하는 극단적이며 충동적인 장치이다. 물론, 브레이크의 작동은 인간의 의지에 달려 있다.
여기서 우리는 인생의 또 다른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는 누구보다 빨리 달리고, 쉽게 달리며, 속도감(성공, 성취, 승리 등)을 느끼고 싶어한다. 하지만, 인간의 욕망과 욕구의 문제점은 스스로 절제하지 못 하며, 그것에 대한 브레이크가 없다는 것이다. 오로지 외부적 브레이크인 교만에 대한 처벌, 경쟁에서의 패배로 인한 좌절만이 불을 향해 날아드는 욕망을 멈추게 할 수 있다.
우리가 삶을 운영하는 나름의 진리와 의미는 우리가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 그리고, 밥 숟가락을 놓을 순간을 의미있게 고민하고 의지적으로 결단해야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나치게 속도를 내다가 결국 사고를 당하거나 누군가를 해치게 된다.
인생에 있어서 잠시 멈추는 여유, 그리고 멈출 수 있는 용기, 멈추어야 할 필요성에 대한 의지의 대응이 인생을 실패와 절망의 늪으로 깊이 빠지지 않게 만드는 지혜일 것이다. 우리가 속도감을 만끽할 수 있는 이유는 멈출 수 있다는 장치에 의한 믿음. 그것은 결국 원점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는 진리를 깨닫을 수 있는 가능성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예외라고 외치면서도 부패와 사적 욕망으로 브레이크를 망각한다. 그리고, 근면으로 지나치게 높은 목표를 향해 몸과 마음을 해치면서 브레이크를 망각하기도 한다.
우리가 속도를 낼 수 있는 이유는 브레이크 때문이며, 우리가 끝없는 욕망추구로부터 멈출 수 있는 것은 파괴되기 전에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다는 자유의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