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하게 일하지 않는 사회
KBS 예전 드라마 '정도전'을 보면, 이인임(보수수구세력의 정치꾼, 정치9단, 박영규 분)이라는 인물이 있다. 간신이고, 고려말기 백성의 빈곤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없고 그저 부정축재와 권력유지에만 관심이 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자세하게 기억이 나질 않는데, 이인임이 이런 말을 했다.
"백성들에게 공짜로 만두(떡?)를 주면 처음에는 감사하게 여기다가 반복해서 계속주면 그것이 당연시되어 권리처럼 여기고 그러다 보면 이 나라는 망합니다." 이인임이 이성계 또는 정도전에게 이 말을 했는지 기억이 세밀하지 못 하다.
개인적으로도 결손가정에 월 30만원씩 1년 넘게 보내다가 20만원으로 줄였더니 그 집 할머니가 10만원 덜 들어왔다며 빨리 보내달라고 한 적이 있어서 기부를 끊은 적이 있다.
빈곤층, 취약계층(실업자, 파산자 등)에 대한 우리 사회의 배려는 인간의 공동애적 관점에서 사회 구성원들이 선의와 호의로 공통분담해야 할 책무이다. 그러나, 채무는 아니다. 책무는 법적 책임이 없는 것이고, 채무는 법적 책임이 있는 것이다.
WORK & LIFE BALANCE. 언제부턴가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삶을 즐기는 것이 행복의 정의가 되어 버렸다. 추과소득없이 호의와 선의로 열심히 일하는 것은 바보행위이다. 최저임금 받으면서 해외여행은 꼭 가야 하고(형편에 맞지 않는 소비형태), 형편좋은 사람들이 하는 레져는 다 해 봐야 사람답게 사는 것처럼 풍토가 조성되었다.
6개월 일하고, 4개월 실업급여받고, 기초수급받는 것을 당연시 여기며 적극적으로 일하려고 하지 않고, 이제 기본소득 운운하니 그 돈은 당연히 수익으로 생각하고, 재난지원금 역시 마땅한 권리로 여긴다. 그 돈들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열심히 일하고, 정당하게 일하는 사람들에게서 원천징수되는 것이다. 덜 놀고, 인내하며 자기개발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인 사람에게서 징수되는 것이다. 근면성실. 어릴 적에 많이 들어본 사자성어이지만, 지금은 듣기 어렵다. 공무원들은 일하지 않으면서 새벽같이 출근해서 출근도장을 찍고, 사우나가서 쉬거나 공무원시설(헬스장, 탁구장, 스크린골프장 등)에서 시간을 보내고, 야근수당받기 위해서 퇴근카드를 최대한 늦은 시각에 찍는다. 그 사이에 뭘 했는지는 알 수 없다.
거지가 거지답지 않게 적선된 돈을 모아 더 이상 빌어먹지 않으려는 노력을, 권력자가 권력가 행세를 하지 않고 겸양을, 부자가 부자질을 하지 않고 기부와 사회적 기여를, 자신의 직역에서 맡은 일을 소중하게 여기며 건성으로 하지 않고 정성을 기울여 할 때, 우리 사회는 보다 발전할 것이고, 우리 자신은 물론, 그런 사람들도 칭찬과 존경의 대상이 될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전반적 분위기는 빼 먹을 수 있는 것은 다 빼먹고, 받을 수 있는 것은 다 받아야 지혜로운 것이고, 열심히 일하는 것은 행복을 갉아먹는 것처럼 여기는 사고가 만연하다. 모두가 근면성실해야 한다. 거지든, 부자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