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왜 실패했나?
일상의 변론
나는 변호사이지 시사평론가나 정치평론가가 아니다. 그래서, 시사적 능력과 정치적 논쟁능력이 부족하다. 하지만, 평범한 시민으로써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왜 실패했는지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 본다.
부동산정책실패, 북한외교실패, 백신방역실패, 민주당 소속 내지 근처에 있는 공무원들의 투기, 입시비리,각종 성추행과 같은 내로남불 등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실패한 이유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책은 실패할 수도 있고, 탐관오리는 어느 시대에나 있었고 어떠한 지도자라고 하더라도 국민 전부를 만족시켜 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들이 실패한 이유는 다른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
정권취득과정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부각, 삼성과의 이면합의 등의 노출을 집중적으로 공격해서 국민의 개별적 분노를 공분화시키고 공론화함으로써 이전 정부 전체 영역이 비리의 종양이고 그것이 곪아터진 것처럼 해서 '촛불혁명'이라 운운하며 정권을 획득했다.
세밀하게 말하자면 반대급부적으로, 반사작용에 의해 그리고 국민의 반감을 잘 이용하여 이에 편승해서 정권을 취득했을 뿐이고 결코 야당으로서 능력과 실적에 의해 정권을 거머쥔 것이 아니었다. 정권취득 과정에서 '국민의 경솔과 흥분'을 이용했다. 따라서, 정권의 정당성이 흥분한 국민들의 정서에 기반했기 때문에 냉정하고 이성적인 상태의 국민정서에 기반하지 않았다.
그만큼 민주적 정당성의 질과 양이 저하된 상태에서 이 정권이 탄생한 것이다.
정책수립과 실천과정에 있어서 기본이념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정책은 실패할 수도 있고,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들의 실패원인을 찾을 수 있다. 목표가 이상적이기만 하다면, 취지가 온당하기만 하다면 실천적 수단은 무관계하다라는 이념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이다.
누구나 유토피아적 정책을 꿈꾸며 펼칠 수 있다. 하지만, 유토피아는 상상의 영역이고 디스토피아적 현실은 실재하는 영역이다. 중도와 절충만이 개선의 여지를 가질 뿐이다. 하지만, 이들은 상상에 의해 머릿수로 밀어부쳐 댐으로써 열띤 토론과 야유를 무시해 버렸다. 민주주의는 싸우고 끝없이 다투는 설득과정에 본질적 요체가 있다. 하지만 이들은 편향된 상상에 의해 힘겨운 이런 과정을 간과했다.
목적과 취지만 좋다면 수단은 아무래도 좋았다.
비상식적 도덕감정
노무현 대통령 키즈들이 중진으로 자리를 꿰찬 정권이다. 그런데, 군사정권의 종식, 독재종식, 민주화의 구현이 운동권 대학생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문민 정치인, 이름묻힌 국민들 모두가 참여해서 문민정부, 민주화를 이룩해 낸 것이다. 운동권 출신들이 마치 자기 지분 100%로 민주화를 이룩한 것처럼 착각과 오념에 빠져 헤어나올질 못 했다.
선민주의적 관념과 누릴 자격을 정당화시키는 비상식적 도덕관념과 도덕감 때문에 기성의 부류들(기존 부자, 재벌, 기존 귄력, 기존 시스템, 기존 질서 등)의 와해와 제거에만 집중력이 함몰되었다. 그래서 또 다른 독재적 색채를 가지게 된 것이다.
상대성이론의 타당성을 다수결로 결정할 수 없듯이 세상에는 다수결과 함몰된 집중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 있는 법이다. 저들은 5년 안에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상상력에 기반해 삶의 역류현상을 반드시 겪어야 할 홍역으로 치부했다. 저항과 반대는 제거대상이거나 무지의 소치라고 간주했다. 비상식적 도덕감이 진정한 도덕적 요소를 적폐로 둔갑시켰다.
정체성에 대한 착각과 혼선
진보-좌파는 '빨갱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이지 베이비부머 세대의 아버지 세대뿐이다. 진보-좌파는 비효율적이고 공정하지 못 한 시스템을 개선하고 노동계급에 대한 진지한 배려로 성장보다 분배에 관심을 더 갖는 정치철학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다.
모든 기존 체제와 질서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복수와 숙청은 더더구나 진보-좌파의 숙제가 아니다. 진보-좌파는 기존 질서와 시스템을 존중하되 비효율적이고 불공정한 부분에 대한 처방을 속도감있게 진행하는 것에 본질적이어야 한다. 보수는 수구만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개선에 있어서 속도감과 비율이 미미하다는 차이점이 있을 뿐이다. 진보든 보수든 '잘살자'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지만 실천적 방법상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 저들은 '싸그리', '깡그리' 부시고 새로 시작하는 것이 진보-좌파인줄로만 안 듯 하다. 그에 대한 저항과 반대는 고루하고 수렴가치없는 것으로 폄하했다. 저들은 진보도 좌파도 아무것도 아님을 스스로의 궤적을 통해 증명했다.
표리부동
저들이 외치고 감행한 검찰개혁은 정권이 바뀌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정확히는 권양숙 여사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노무현 대통령의 극단적 선택으로 수사가 마무리되었다는 경험적 사실에 기반해 혹시 정권이 바뀌면 저들에 대해 수사가 들어올까 하는 강박과 염려 때문에 목메어 집중했다. 현재 수사를 보면 관할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수사진행도 더디고 개판이다. 경찰의 법적 지식부족현상과 검사들의 반항적 무관심만을 키워 놓았다. 고소사건 접수하면 고소인 참고조사받는데 6개월 가량 걸렸다. 피해보는 것은 오롯이 억울한 국민들뿐이다.
저들도 최순실의 딸 정유라를 중학생으로 만들어 놓지 않았던가. 조국 가족에 대한 수사가 검찰개혁에 대한 검찰의 편향된 수사이고 수사강도와 범위도 한 가정을 파국에 치닫게 할만큼 가혹하다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입시비리, 펀드비리 등은 온가족이 공범이니 다 수사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게다가 표면적으로 공정하다고 한 인물의 내면에는 심각한 종양이 숨어있음이 드러나지 않았는가. 그저 자신만 억울하다는 투다.
저들이 내세운 개혁이 국민들의 이익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겉과 내심의 노림수에 대한 속이 같지 않았다. 그리고 저들이 하는 일들은 선거에서 이기고 지지율 유지와 상향에 관심을 둔 나머지 진정성 없는 쇼가 대부분이었다. 철저한 내적 성찰과 반성의 여과없이 불에 데이면 급하게 똥물이라도 붓는 식이었다.
그러하므로 저들에 대한 신뢰가 차츰 상실되어 왔고, 민주당을 지지하던 사람마저도 부동층이 되거나 보수로 돌아선 것이다. 순간적으로 신뢰를 잃은 것이면 다시 회복할 가능성이 있지만, 시나브로 무너진 신뢰는 다시 회귀하기 어렵다.
미래지향성의 결여
저들은 정권연장이 되면 더 나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정권교체가 되었을 경우, 자신들에 대한 보복적 수사나 숙청이 두려운 나머지 보험을 들기에 바빴다. 저들의 개혁의 이면에는 자신들의 보험뿐이다. 5년후를 내다 보았다는 점에서는 미래지향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부모세대는 자기네 배를 채우는데 정신을 쏟아서는 안되고 미래 먹거리 준비에 혼신을 다 해야 한다. 모아둔 곡식을 다 빼먹고 빚까지 져가며 포퓰리스틱 정책을 4년 남짓 내내 해 왔다. 저런 식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가장이 돈을 벌어서 가족을 부양해야지 그간 모아둔 것으로 부양하는 것은 언젠가 부양의 엔딩이 오고 그 시점부터 겪어야 할 고통은 누가 책임진단 말인가.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꿈이 실현될 수 있다는 믿음을, "아끼고 또 아끼면" 넓은 평수의 집으로 이사할 수 있다는 희망을, 파괴적 기술에 의해 직업을 상실한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재인정받기를 원하는 간절함을 위해 무엇 하나 한 것이 없고, 오히려 더 암담한 암흑을 만들어 놓았다. 세계적 추세라고 변명해서는 안된다. 우리 채무가 선진국 채무규모보다 적다고 변명해서도 안된다. 선진국은 각자에게 유리하게 룰을 바꿀 능력이 있지만 우리에게는 없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소견
문재인 대통령을 찍지는 않았다. 비밀선거의 원칙을 잠시 위반하겠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고, 광야에서 지내면서 최순실 게이트로 엉겁결에 최고 지도자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시절보다 나은 행보를 보여주면 좋겠다는 믿음을 가졌었다.
문재인 대통령을 보면 후덕해 보이고 인품이 느껴지는 상이지 않은가. 하지만, 참모를 잘 못 만난 것인지, 본인의 옹골진 고집이라는 것이 있었던 것인지 그가 행한 모든 행위에 있어서 잡음이 없는 것이 없고, 폐해가 없는 것이 없다. "부동산정책 빼고 다 잘 해 왔다"라고 말하는 대통령을 보고 있노라니 역사와 현재, 미래를 바라보는 그의 관념과 인식에 심각한 착오와 착각이 지배적이라는 사실만을 실감했다.
비록 대통령에게 표를 던지지 않았으나 비중없는 나의 내심의 기대마져 미련없이 버릴 수 있었다.
앞으로
정권이 교체되든, 정권이 연장되든 인간의 본질에 대한 진지한 탐구를 새롭게 해 주길 바란다. 시급 1만원이냐, 8천500원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회구성원으로서 인정받고 사회생활에 안정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것이 일반 국민들, 특히 젊은이들의 희망이다.
보복과 숙청의 발현은 이제 멈추었으면 한다. 역사바로세우기보다 아이들에게 미래의 먹거리를 마련해 줄 있는 기반을 닦는 것이 최상의 과제이다. 내신 때문에 영어회화에 능숙한 아이들이 중학교에 들어가 다시 1형식, 2형식 문법이나 달달 외워야 하는 그런 낡은 것들, 젊은이들이 경험이 없고 미숙한 것은 당연한 것인데, 불안심리를 버리고 경험할 기회를 주기 위해 자리를 비워줄 수 있는 용기, 국내에서의 일자리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해외에 거주하며 일할 수 있도록 직장의 세계화, 무사안일에 빠진 공무원들에 대한 해임(공무원 축소), 과세형평과 세금처리의 투명한 공개 등을 통해 세금을 자진해서 더 많이 내도록 하는 분위기 조성, 그리고 세금을 많이 낼수록 실질적 혜택이 반환되는 순환적 고리의 형성, 건강하고 시끄러운 민주주의의 유지, 그리고 축복받은 나라에서 태어났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같이 분열이 아닌 연대와 화합으로 다이나믹한 대한민국이 다시 하나가 되길 희망한다.
혹자에게 들은 바로는 우리나라에 대한 풍수적 평가는 하늘이 축복을 많이 내려준 위치라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