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결국 나의 말과 행동이 거짓으로 판명되었다고 하더라도 기억하는 한 말하고 행동했다면 그것이 세상이 '거짓'이라고 판명한다고 해도 최소한 정직함은 유지할 수 있다. 나의 기억이 맞건 틀리건 간에 기억대로 말하고 행동했다면 나는 정직했다고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기억하는 것과 다르게 말과 행동을 한다면, 그것이 지적 능력이든 영리함이든 거짓된 행동을 하는 것이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나는 최소한의 정직함도 유지할 수 없는 것이고 오히려 정직성을 포기한 것이다. 내가 한 거짓말, 거짓행동에 대해 세상이 맞다고 하더라도 나는 진실하지 못 한 짓을 한 것이고, 의도적으로 정직하지 못 한 짓을 한 것이다. 반대로 세상이 나의 거짓말, 거짓행동이 틀렸다고 판명해서 실제 나의 기억이 맞는 것으로 결론나더라도 나는 정직하지 못 한 사람이 되어 버린 것에서 한발짝도 나은 상태로 갈 수가 없다.
세상이 맞다라고 하는 것에 맞추기 위해 기억하는 것과 다르게 행동하는 것, 세상이 틀렸다고 하더라도 기억에 따라 행동하는 것 중 선택할 수 있다. 내 기억이 맞건 틀리건 간에 기억대로 말하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진솔함이고 정직함이며 도덕이다. 하지만 이 두 경우 중 어느 하나에도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 기억나지 않는 것,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다.
기억의 능력은 저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기억대로 행위하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기억나지 않는 것을 말하고 행동으로 표현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도무지 노력해도 기억을 소환할 수 없는 경우 그렇다고 행위하는 것을 두고 지나치게 나무랄 수는 없다. 그이 역시 기억상태대로 정직하다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문제는 남아있는 기억을 기억이 없다라고 기억의 탄로를 거부하기 위해 정직을 버리는 경우이다. 생생하게 때로는 먹먹하게 기억하고 있음에도 고민없이 손쉽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행위하는 사람 또한 정직한 축에 속할 수 없다.
기억의 맞게 행위하였으나 그것이 거짓으로 된 경우는 잠시 수치스러울 수 있어도 내심의 진실을 져버린 사람은 아니다. 그러나, 기억하는 것과 달리, 기억나는 것과 달리 행위하는 사람은 자발적으로 진실, 정직을 폐기한 사람으로써 비난받아 마땅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