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변론
Can't 와 Don't는 많은 차이가 있다. Can't는 '어쩔 수 없이', '부득이'와 같은 수식어가 수식해 준다. 무엇인가를 할 수 없다는 것은 극복할 수 없는 조건을 전제로 한다. 극복할 수 없는 상황이 존재할 수도 있다. 나아가 Can't 의 의사표시자는 할 수 없음에 정당성을 부여하고자 최선을 다한다. 그래야만 자신의 능력, 자존, 감정 등이 손상을 입지 않기 때문이다. Can't가 제3자적 입장에서도 수긍이 되면 이해의 관점에서 수용가능한 것이지만, 오로지 그것을 외치는 자의 주관적 정당성에 머무른다면 질타와 뒷담화의 대상이 될 뿐이다.
Don't는 가능성이 충만하지만 내키지 않아서 무엇인가를 하지 않는 것이다. 작위, 부작위 어떤 행위에 포섭이 되든 '하지 않겠다'는 거절이다. 거절의 대상은 정의, 법, 도덕, 감정, 상황 등 복합적 조건에 의해 가능하지만 그 방향으로 걷지 않을 것이라는 모든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Can't를 Don't의 영역으로 이전시키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고 자존감이 쉽게 허락하지 않을 때,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 것일 뿐이라고 한다. 이룰 수 없는 것이었는데, Don't 했다고 하면 능력, 역량, 노력의 결핍을 인정받지 않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Can't보다 Don't가 나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어쩔 수 없는 부득이함 때문에 할 수 없었던 상황과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는 것은 주관적 기호에 따른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러한 선택을 한 당사자에 대해 비난할 수 있는 것이다. 지극하게 주관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보통 금지된 것을 하지 않고, 의무가 부여된 것을 해야 하는 것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반드시 해야 할 지분이다. 금지된 것을 행위하고 의무인 것을 불이행하면 사회적 관계가 원활하게 유지되지 못한다. 이런 사람들이 증가하는 사회는 건강하지 못하다. 어쩔 수 없는 부득이함 때문에 할 수 없는 상황은 지극히 주관적인 능력과 조건을 제외하면 평균적으로 공통적일 수 있기 때문에 사회가 용인하는 대목이다. 평균적 우리는 납득가능한 조건 하에서 할 수 없었던 경우에 대해 비난하지는 않는다.
자타 구별없이 가능성을 내포한 Don't에 대해 그것이 특히 기망, 나태에 의한 것이라고 판명날 경우 통상적 사람들은 크게 비난하게 되는데, 처음 Can't가 후에 Don't인 것으로 드러났을 때 비난에 더해 분노를 느끼기도 한다.
삶이란 유한하고 하고 싶은 일들과 도전해야 할 일들도 많다. 그리고, 반드시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해야만 하는 일들도 많다. 그런데, 타인이 묵묵히 해야만 하는 일들을 수행하고 있을 때, 할 수 있음에도 고의와 악의로 할 수 없었다고 피력하며 프리라이드하고자 하면 안된다. 그런 사람들이 증가하는 사회는 결코 건강하지 않고 그의 고의적 태도 때문에 다수가 결국 손해를 보게 된다.
Can't 로 과거 경로를 거쳐왔고, 현재도 Can't인 양 취하는 태도들 중에서 Don't에 속한 경과에 대해서는 이실직고해야 한다. 그래야 불법, 부당, 편법, 탈법, 비위, 부도덕, 나태와 안일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변화는 고백하는 것에서부터 비롯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