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etter life

[다이어트] 당신은 진정 원하는 말을 할 수 있는가?

by 윤소평변호사

표현의 자유가 우리에게 있다. 때문에 '언어적 표현의 자유, 말할 자유' 또한 우리에게 있다. 그런데, 우리는 원하는데로 말할 수 있는가. 진정으로 말할 자유를 누리고 있다면 '아무 말'이나 내뱉어도 제한과 제재를 받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은연 중에 '말할 자유'를 제한하거나 절제하고 있다. 일상화되어 있어 감지하지 못 하고 있을 뿐이다.


동질적인 부류나 집단, 예컨대, 친구, 불법행위의 동기(범죄자들간), 비행청소년이나 비행을 행하는 사람들간, 표준과 규범의 범주 내에 있거나 벗어나 있거나 어떤 공통된 사항으로 동질적인 집단이나 부류 속에서 우리는 수준낮은 말, 저급한 말, 비속적인 말, 욕설 따위를 할 자유를 가능한 보장받는다. 청소년들의 친구들간 대화를 엿들어 보면, 욕이 절반이고, 비표준적인 표현이 그 절반이다. 수형자들간의 대화를 들어 보더라도 '시원하게(?)' 마구 지어지는 바대로 말을 해댄다. 그렇더라도 무방하다.

언어5.jpg

그런데, 상급자, 연장자 앞에서는 '아무 말할 자유'를 제한받는다. 스스로 제한하기도 하고 외적으로 제재되기도 한다. 권력자나 부자 앞에서도 '아무 말할 자유'를 제한받는다. 스스로 절제하거나 아예 침묵을 지키기도 한다.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더더욱 '아무 말할 자유'를 부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공개적 상황에서는 처벌받을 수 있는 말(모욕적 표현, 명예훼손적 표현)은 하지 않는다.


가령, 수사를 받는다거나 재판을 받는다거나 종교시설 내에서 절차를 지키는 경우에도 '아무 말할 자유'를 실행에 옮길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말하는 자가 자기 말을 다듬어서 가급적 적은 양으로 표현하거나 머리를 쥐어 짜서 가급적 표준적이면서 규범적인 나아가 세련되고 고급진 말을 하려고 애를 쓴다.


말은 단 한번이라도 입 밖으로 배출되는 순간 주어담을 수 없고, 들을 수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고정되어 버린다. 만약, 말하는 자가 순수(?)한 상태에서 동질적 부류에 속해 있었던 순간처럼 말을 해 버리면, 비교양, 무식, 무소양, 저질적 사고를 품은 인격체, 탈표준화 내지 탈규범화된 인격체, 비속적인 인간 등으로 낙인찍혀 버릴 위험이 있다.


자유를 누릴려고 '아무 말'을 했다가 사람들로부터 어쩌면 영원히 상종하지 못할 사람으로 분류되어 버릴지도 모른다.

언어7.jpg

우리에게는 말할 자유가 있기는 한 것일까. 스스로 다듬고 표준이나 규범에 맞추거나 권위와 권력에 아양떨어야 하는 상황에서 진정 말할 자유를 가지고 있을까. 내적으로 그러한 자유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외적으로 물리적 울림을 퍼뜨릴 자유는 스스로 삼가하는게 보통이다.


말할 자유의 제한과 제재는 외적인 요인에 의해서 발현되는 것은 물론, 무식의 은닉, 저질적 인격의 도피, 비상식적 사고의 일시적 매장, 가식적이나 외관상 친밀한 관계유지를 위한 노력 등에 의해 말할 자유를 스스로 제한하거나 제재한다.


말할 자유는 대나무숲이나 자신의 일기장에서 100% 충전된다. 동질적 부류나 집단 속에서 말하더라도 100%의 충전된 자유를 실현하지는 못한다. 생각해 보면 말할 자유는 생각했던 수준보다 더 제한되어 있고 억압되어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지속적으로 자신으로부터 멀어지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