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평변호사
학창시절 이상형에 대해 수없이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이상형에 대해 대화를 할 때마다 시시각각 조금씩 달라지기도 했다. 점차 나이가 들면서 이상형은 결혼 상대자라는 장르로 제한되었다. 이성에 대한 관점과 우선기준이 현실적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이상형에 대해 오랜 세월을 두고도 변함없이 일관된 생각을 유지한 선배가 있었다.
1순위 크리스찬
2순위 키 165cm 이상
3순위 교사
4순위 고소영을 닮았을 것
언제나 이 선배는 이상형에 대해 대화의 주제가 옮겨지면 위 순위를 변경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위 조건에 부합하지 않으면 교제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도 위 네 가지 순위매김 중 4번이 항상 문제가 아니었을까라는 짐작만을 하였을 뿐이다.
이 선배를 10년 넘게 알고 지내면서 그 또래의 선배들은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었지만, 이 선배만이 결혼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도 몇 년이 지났을까. 그 선배로부터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축하드린다고 말하고, 결혼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선배가 늘 입에 담던 이상형의 순위가 모두 완비된 여성을 만나 결혼하는 것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결혼식장에서 형수에 대해 물어보니 크리스찬, 키는 167cm 정도, 직업도 교사로 모두가 들어맞았다.
마지막 조건인 고소영을 닮았는지 여부가 개인적인 관심사였는데, 신부화장 덕에 상당한 미모를 가진 형수였지만, 고소영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코에 눈에 띄는 점은 있었다. 선배 눈에 고소영으로 보이면 족할뿐, 나의 판단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선배는 입이 귀에 걸려 있었다. 오랜 세월을 자신의 생각과 이상형의 조건에 들어맞는 여성을 배우자로 맞이하기 위해 외로움과 초조함을 견뎌 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선배 입장에서 참으로 기쁘고, 행복한 결혼이 아닐까라는 짐작을 해 본다. 그리고, 여전히 그 선배는 문제없이 잘 살고 있다.
생각대로 산다는 것. 생각을 유지하면서 산다는 것. 생각은 결국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고, 삶을 변화시키는 것임이 분명하다. 중요한 것은 여러 장애와 외부적 환경에 맞서 자신의 생각을 굴복시키지 않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