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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이 더 가치있는가

윤소평변호사칼럼

by 윤소평변호사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기'가 달린다. '기'가 쎄다 할 때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존재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존재를 인식하는 수준을 넘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더 많은 쟁취욕을 보이는 듯 하다. 권력이 그렇다.

금번 총선에서 예비후보자로 법조인이 120여명이 넘게 등록되었다는 기사를 접했다. 보기에 모두 훌륭한 분들이다. 그 중에는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던 교수님, 선배님도 계신다. 지역구가 달라서 그분들에게 표를 더 해 드릴 수는 없다. 다만, 마음으로 응원하고 당선되시기를 바랄 뿐이다.

고등학교 친구가 "너는 언제 출마하냐"라고 물어왔다. "글쎄"라고 대답했다. 농담으로 받아서 이렇게 대답을 했는데 그 친구에게는 언제가 하겠지라고 들렸나보다.

친구네 회사의 임원이 금번 총선에 출마를 했는데, 존경하고 싶은 사람은 아니라고 말했다. 하지만, 만약, 당선된다면 좀더 친하게 지내 놓을 걸이라는 후회를 덧붙였다.

대화를 끝내고 나니 기분이 묘해진다. 정치인이라는 말을 듣는 그 즉시의 순간에 떠 오르는 생각은 '맨 날 싸우는 사람', '국민들의 진정한 삶에 대해 모르는 사람', '많이 배우고 성공하긴 하였지만 나와는 무관한 사람', '앞뒤가 안 맞는 사람' 등 이런 부정적인 모습들이 선뜻 떠오른다.

예전에 국회에서 잠시 인턴을 한 적이 있어서 그곳의 삶이 어떠한지는 일반인보다는 좀더 많이 알고는 있지만, 정치가 자기 영역에서 대강의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 인생의 마지막 도전영역으로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좋은 정책, 다수의 지역구 사람들과 다수의 국민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정책을 가진 지도자, 늘 그런 고민을 하는 지도자가 우민한 우리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곳, 무대 위나 무대 밖의 삶이 대부분 일치하는 그런 지도자가 여의도로 많이 진출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나 역시도 후보자들이 제공하는 공략과 계획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겠고, 투표하고 놀러갈 궁리보다는 먹고 살 만하니 정치를 하려는 후보자와 진지한 고민을 한 기운이 역력한 후보자를 가려내기 위해서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 다짐해 본다.

세상에는 금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가치있는 것이 많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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