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세모

by 노연상


2024년 세모

@노연상 2024.12.30.


정적을 깨는 순간이었다


나라의 집이 망가지고 있어도

아침 햇살은 그 햇살이고

저녁 어두움은 그 어두움이었다


나는 육신의 편안을 위해

체조도 하고 산책도 하고

삶의 가치를 보태려

명상도 하고 글도 쓰고


큰 일 날 것 같은 분위기에도

그 큰 일 관심 없이

열심히 살고 있었다


그런데 돌연

무시무시한 일이 터졌다

이제 외면할 수 없는

큰 일이 터졌다

드디어 터졌다


모두가 기를 모아 우주를 울려야 한다

마음이 분산되면

하늘은 고개를 돌린다.


엄숙한 묵념과 함께

잔해 속을 뒤져

새싹을 피워야 한다


불타는 활주로,

부서진 둔덕 사이로

다시 바람이 불기를 염원하며


어둠을 겪어

모두 어둠에서 나오면

빛은 결국 다시 흐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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