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을 맞으며

by 노연상


인내가 잿빛이 되면

받침을 갈고 싶어진다


밤공기를 뚫고

창밖으로 고층 타워의 새 출발을 알리려는 조명의 아우성을 바라보며

나는 받침을 갈아치우고 있는 중이다


화사한 꽃 밝음

칙칙한 칠흑 어두움


마음이 허무할수록

밝음과 어두움은 둘이 아닌데

명색이 구분없이 들어오는데

온 몸이 나른해짐을 느끼면

이제 뭘 태워야 하나

새로운 받침을 믿고


알고 있는데도

몸은 계속 나른한 채로

털어야지 일어나야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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