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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상

말만 하지 말고

by 서영수

말이 많으면 실수하기 마련이다. 특히 내 말만 계속하다 보면, 결국 자신의 자랑이나 별로 감동을 주지 못하는 지난 이야기를 마치 무용담인 것처럼 하고 있을 때가 많다. 따라서 같은 말을 중언부언 반복하고 있다면, 잠시 멈추고 상대의 반응을 살펴야 한다. 상대방은 대개 예의상 어쩔 수 없이 듣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분위기가 느껴지면 대화를 중단하고 집에 가서 쉬는 게 서로를 위해 좋은 일이다.


비단 말뿐만 그런 것이 아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친 것은 부족한 것과 다를 바 없다. 뭐든지 적절한 선에서 멈출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그 중용의 미덕을 실천하기란 생각보다 어렵다. 나로 인해 상대방이 불편해한다면, 결국 그 불편함은 나에게도 돌아오는 데도 우리는 여간해선 눈치를 채지 못한다.




감정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함께 있지 않을 때조차 그 사람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좋은 감정이 자연스럽게 그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감정을 말로 표현해 주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말은 그리 오래 남지도, 내 감정을 정확히 담기도 어렵고, ‘사랑한다, 좋아한다'는 추상적인 말에 진정성이 담겼는지조차 확신하기 어렵다. 대신 상대가 나에 대해 얼마나 궁금해하고 걱정하는지를 살펴보는 게 그의 감정을 헤아리는 좋은 방법이다.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도 내 일상을 궁금해하고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그는 진정으로 나를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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