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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Jun 08. 2022

오늘은 어제보다 행복하길

나의 해방일지 / 나의 봄은

사랑에 빠지면 그의 모든 것이, 그게 비록 사소하더라도, 궁금해진다. 사랑하면 어떻게든 그에게 나를 알려주고 싶어진다. 사랑은 관심을 '그를 사랑하는' 나에게, 나를 사랑해 주기를 바라는 '그에게' 쏠리게 한다. <나의 해방일지>의 주인공 염미정의 이 대사처럼.


“왜 툭하면 사진을 찍는지 이해할 수 없었는데 나도 사진이 찍고 싶어졌어요. 지금 이 시간 난 이걸 먹는데 당신은 뭘 먹을까?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지, 뭘 보고 있는지 왜 자꾸 알려주고 싶을까요? 날 궁금해할 리도 없는데.”

넷플릭스로 영화는 가끔 봐도 시리즈물이나 드라마는 바빠서 잘 보지 않는 편이다. 연휴 기간, 넷플릭스에서 <나의 해방일지>를 보게 된 건, 직장에서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이 하도 '해방일지', '추앙', '해방' 그런 단어들을 써서 도대체 무슨 드라마길래 저럴까, 하는 호기심에서였다.


아직 다 보지 못해 섣불리 말하긴 어렵지만 공감이 가는 면이 많다. 수긍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어떤 장면에서는 등장인물들이 통과하던 인생의 저 시기에 ‘나도 저때 저런 고민을 했을까. 그때 나도 많이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편의 드라마가 오랜 시절, 그때의 나를 지금으로 불러온 것이다.


오늘은 드라마와 관련해서 쓰려고 한 건 아니다. 드라마 중간중간에 나오는 노래 중 마음에 드는 곡이 몇 곡 있었기 때문이다. 한 곡의 음악이 드라마의 분위기를 살리기도 하고 망치기도 하는데, 이 드라마는 삽입된 곡들 때문에 빛이 난 건 분명하다. 적당한 때, 그 장면에 어울리는 곡이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장면에 과하지 않은 정도로 곡이 등장하면서 드라마에 또 다른 생명력을 부여해 주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곡은 이수현의 <나의 봄은>이다. 목소리가 귀에 익어 찾아보니 이수현은 '악동뮤지션(지금은 AKMU, 악뮤)'의 멤버로 활동했던 뮤지션이다. '악뮤'는 오빠 이찬혁과 동생인 이수현으로 이루어진 친남매 혼성 어쿠스틱 듀오인데, 이 곡은 이수현이 솔로로 불렀다.


그녀의 보컬은 상쾌하고 청량하다고 알려져 있고 나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 진성과 가성을 자유롭게 오가는 테크닉이 장점으로 맑고 청아한 음색이 듣는 이의 귀를 사로잡는다. 오늘 소개하는 곡 역시 마찬가지다.


가사도 서정적이고, 뮤직비디오도 드라마를 본 사람들이 보면 무척 공감할 것 같은 장면들이 삽입되어 있다. 잠시 짬을 내서 보면 드라마를 보지 않았더라도 기분전환이 될 것 같다.


'저 쏟아지는 햇살 위로 눈부신 당신의 꿈도 피어나길, 오늘은 어제보다 행복하길!!' 바라며, 유튜브 뮤직(YouTube Music) 등 음원 사이트가 올린 곡에 대한 해설의 일부와 가사를 인용한다.

"나의 봄은'은 ‘나의 아저씨' OST인 ‘어른'의 작곡가 박성일이 작곡을, 서동성이 작사를 맡은 곡으로, 한 번도 채워진 적 없는 지지부진하고 무기력한 무채색 인생에서 해방을 꿈꾸는 극 중 인물들의 정서를 세련된 감성으로 들려주는 곡이다.


특히, ‘느린 걸음 때문에 내겐 늦는 걸까', ‘저 쏟아지는 햇살 위로 눈부신 나의 꿈도 피어나길' 등의 서정적인 위로를 담은 가사와 이수현만의 청정 보이스를 통해 꾸며내지 않은 진솔한 이야기로 시청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안기고 있는 ‘나의 해방일지'만의 감성을 더욱 극대화시킨다." <유튜브 뮤직>

조금 늦은 저녁 길

나를 앞서 걷는 사람들

행복할까

느린 걸음 때문에

내겐 늦는 걸까

안 오려는 걸까


눈 감아보면 들리는 맘

샘내듯 갖고 싶던 다른 내일

또 하루만 또 하루만

미뤄놓은 약속

긴 밤은 나무라듯

잠을 청해


소란스런 사랑도

무덤덤한 잦은 이별도

알게 될까

나의 꿈이 게을러 겨우 한 뼘 자란

갖고 싶단 욕심


저 쏟아지는 햇살 위로

눈부신 나의 꿈도 피어나길

또 미루고 또 미루다 지쳐버린 날들

오늘은 어제보다 행복하길


<나의 해방일지 _ '나의 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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