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얘기예요, 아저씨.
분명 좋아하는데, 그건 정말 분명한데요.
뭐랄까, 가까워지기가 너무 어려워요.
가까워진 것 같다가도 멀어지는 것 같고요.
그럴 수도 있는 걸까요?"
나는 조지가 말하는 애가 같은 반 윌이라는 것을 알았다.
조지는 지난여름부터 입만 열면 윌 얘기뿐이었으니까.
"분명 그럴 수도 있지."
"어째서요?"
"좋아하는 마음이란 본래 믿을 만한 게 못 되기 때문이란다."
조지가 한숨을 쉬는 소리가 들렸다.
먼저 것보다 더 깊고 쓸쓸했다.
열두 살 녀석에게 인생 최대의 위기가
닥친 것이 틀림없었다.
"잘 들어라, 조지.
사랑이란 믿을 게 못 된단다.
하지만 한 번 믿어볼 만한 것이지.
그애가 좋으면 그애를 좋아하면 돼.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되는 거야."
조금씩 훌쩍거리던 조지가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한 사람이 자신을 넘어서는 어떤 감정을
처음으로 마주하는 순간이었다.
누구나 한 번쯤은 품는 강렬하고 아픈,
그래서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순간.
너무 이르거나 너무 늦는 때란 없는 그런 순간.
<안윤 ㅡ 모린 43 - 4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