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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가 된 충고

by 서영수

누군가에게 충고를 들으면 묘한 감정이 든다. 친한 사람이나 평소 나를 아끼던 사람의 조언이라면 크게 기분이 나쁘지 않다(사실 그런 사람들은 나에게 못마땅한 부분이 있다고 해도 섣불리 충고나 조언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직상 상사나 평소 나에게 관심이 없던 우연한 만남을 기회로 건네는 충고는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 말속에 내 언행을 비난하는 뉘앙스가 섞여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지난 주말, 내키지 않았지만 골프 약속이 잡혀 있었다. 바람이 심하게 불고 온도까지 낮아 무척 쌀쌀한 날씨였다. 오래전에 잡힌 약속이라 어쩔 수 없이 나갔지만, 오랜만에 잡은 클럽은 영 낯설었다. 바람막이도 챙기지 못해 몸이 굳었고, 공은 제대로 맞지 않았다. 동반자들이 보기에 참 못 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전반 9홀을 돌고 나니 남은 홀을 치는 일이 버겁게 느껴졌다.


문제는 경기 후 식사 자리.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일행 중 가장 연장자가 내게 말했다. "왜 연습을 안 하나? 성의가 없어 보여. 자기 타수도 모르던데, 룰도 잘 모르는 것 같더군. 글 쓰고 음악만 듣지 말고 연습 좀 해." 딱히 틀린 말이 아니었지만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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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꿈이라는 게 몇 개 있다. 그 중 하나는 마음을 잡아끄는 절실함을 문장으로 옮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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