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 원제: The Tragedy of Hamlet, Prince of Denmark>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도, 유명한 이 대사를 알고 있거나 기억할 것이다.
To be or not to be, that is question.
우리나라에서는 통상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로 번역하지만, 프랑스 계몽사상가 볼테르는 이 대사를 프랑스어로 이렇게 멋지게 번역했다.
Demeure; il faut choisir, et passer à l’instant.
De la vie à la mort, et de l’être au néant.
선택해야만 한다.
계속 살 것인지, 순식간에 넘어갈 것인지를.
삶에서 죽음으로, 존재에서 무(無)로.
<캉디드, Candide, ou l'Optimisme>의 저자로 유명한 볼테르가 왜 셰익스피어에 버금가는 탁월한 작가였는지 이 번역으로 알 수 있었다. 문장이 주는 힘과 미(美)가 또 다르게 느껴졌다. 오히려 나는 볼테르의 번역이 더 와닿는다.
프랑스 사람인 볼테르가 영국 작가인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고 번역까지 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아무튼 나는 이 번역문을 여러 번 읽었다. 그 의미가 남달랐다. 어쩌면 요즘 내가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는 주제가 삶과 죽음, 존재의 문제 때문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매 순간 분별해야만 한다. 지금 내가 가는 길이 삶으로 가는 길인지 아니면 죽음으로 가는 길인지를. 매사에 삶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지혜가 있기를.
우리는 또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선택에 따른 책임은 언제나 나의 몫이라는 사실을. 그러니 매사에 신중해야 한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