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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Aug 16. 2023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심을 다해야

진심을 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속마음을 터놓고 다 말하면 진심이 전해질까? 듣기 좋은 말과 편안하게 해 주면 진심이라고 느낄까?


진심이었는지 알기도 어렵지만 진심을 전하기는 더 어렵다. 서로의 의중을 잘 안다고 하는, 같이 사는 가족이나 친한 친구 사이에도 말끝마다 '진심이야!!'라고 강조하는 것으로 봐서 진심은 친하다고 전해지는 것 같지도 않다.


'진심(眞心)'에 대해 사전은 '거짓이 없는 참된 마음, 참되고 변하지 않는 마음의 본체'라고 정의한다. 진심이 전해지기 위해선 무엇보다 거짓이 없어야 하고, 마음이 쉽게 변해서도 안된다. 거짓이 없는 마음이 변함없이 그대로 전해질 때 우리는 상대가 진심이었다고 느끼는 것이다.


중요한 건, 거짓말을 해선 안된다는 것. 나한테 불리해도 솔직히 털어놓고 이해를 구할 때 진심을 전할 수 있다.

  



오늘 '진심'에 대해 길게 이야기하는 것은, 도무지 주변 사람들의 진심을 알 수 없고 나도 그들에게 진심을 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동안 살면서 겉으로는 친절하고 다정한 것 같지만, 속까지 그런지 알 수 없는 일을 종종 경험했다. 내 진심이 무시되거나 때로 왜곡된 적도 있다. 상대는 여전히 과거의 나로 판단하고, 나는 나름 진심을 보이려고 애썼는데 잘 되지 않을 때, 많이 힘들었다.


인간이라면 자신의 약점은 숨기고 자기한테 불리하면 피하려고 하는 게 당연지사, 그러니 나의 진심이 시험을 받는 순간은 나한테 불리한 상황이 벌어질 때이다. 평소에는 굳이 진심이었는지 따질 이유가 없다.


위기 상황이나 이별의 순간, 위기를 벗어나야겠는데 방법은 없고, 헤어지자고 하는 사람을 붙잡고 싶은데 붙잡을 명분이 마땅치 않을 때, 이때 진심이 필요하다.


내가 진심으로 대했음에도 상황이 여전히 나를 힘들게 하고, 사랑하는 이는 내 하소연에 아랑곳하지 않고 표표히 자기 길을 가겠다고 한다면 어쩔 도리가 없다. 왜 내 진심을 이다지도 몰라주냐고? 따져봤자 소용없는 짓, 억울하지만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진심으로 그를 대했다면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서 스스로에게 정직하고 진심을 잃지 않았다면 먼 훗날, 어떤 식으로든 진심은 드러나기 마련이라고 믿어야 한다. 오히려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사탕발림식으로 없는 말을 지어내거나 뭔가 꼼수를 부려 위기를 돌파하려고 할 경우 신뢰를 잃고 더 비참해질 뿐이다.


숨기려고 하면 할수록 ‘진실’이 드러나는 게 세상 이치. 하여, 진심을 찾기 힘든 이 시대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진심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해야 한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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