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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Aug 26. 2023

나만의 시간 속에서 누리는 평온

내가 지금 원하는 건 어떤 방해나 간섭 없이 고요하고 평온하게 흘러가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꼭 휴가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어떤 특정한 장소에 가야 한다거나 누가 있고 없고 역시 중요하지 않다. 언제나 내 중심, 마음이 문제였으니까.


마음먹기에 따라 시끄러운 시장에서도 평온할 수 있고, 적막강산의 산사에서도 얼마든지 번잡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시절, 갖지 말았어야 하거나 진작 버렸어야 할 짐들로 마음을 채웠다. 세상이 혼란스럽다거나 사는 것이 복잡한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존 버거는 <우리가 아는 모든 언어>에서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지 못하지만

그걸 깨닫지 못한다."   



하루를 마칠 무렵, 별로 한 것도 없이 허무하게 지나가버린 시간을 돌아보면, 과연 나만의 시간을 얼마나 가졌는지 회의가 들곤 했다. 분주하게 보낸 시간들, 그 속에서 나를 찾기는 어려웠다. 시간에 피동 되어 하루하루 살아내기에 급급한 날들은 어떤 의미를 찾기도 쉽지 않다.


그나마 존 버거의 저 문장으로,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얼마나 나한테 중요하고 필요한 일인지, 진정한 쉼이란 바로 그 시간 속에서 누리는 평온한 마음의 상태임을 나는 뒤늦게 깨닫는 것이다.


며칠 전 걸었던 광화문, 여름밤이 내 곁을 살며시 아무 말 없이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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