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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Aug 30. 2023

어려움을 이겨내는 상상력의 힘

한낮에는 여전히 돌아다니기 불편할 정도로 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너무 덥다 보니 별거 아닌 일에도 상황과 주변 사람들에게 짜증을 내기도 한다. 사실 올해만 이렇게 더웠던 것도 아니었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이맘때 아주 더웠다. 늘 그렇듯 습도까지 높아서 체감온도는 훨씬 더 올라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도 올해가 유난히 더운 것처럼 느껴지는 건 왜일까.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사계절이 분명하다 보니 여름을 보내고 가을, 겨울을 차례로 겪으면서 한여름의 더위가 기억 속에서 막연하게 느껴지게 된 것이다.


인간처럼 간사한 존재가 있을까. 조금만 더워도 더워 죽겠다고 그러고, 조금만 추워도 추워서 못 살겠다고 한다. 아무튼 더위가 심해지면 힘든 것만은 분명다.


살다 보면 힘들 때가 있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말 못 할 사연이나 힘든 일이 차곡차곡 쌓이다 보면 탈진 상태에 이르기도 한다. 나도 한때 그런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우왕좌왕,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시간이 지나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대충 어쩔 수 없다고 마지못해 받아들였다.




진짜 힘들 때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내 삶은 어떠해야 하는가?' 바람직한, 그렇게 되고 싶은 이상적인 나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는 것이다.


‘그래, 내가 지금 이렇게 사는 건 비정상적인 거지. 나는 이런 사람이 되고 싶었어. 그러니 당장 힘들어도 참아야 해. 곧 지나갈 거야.'라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아니, 그렇게 되려고 애썼다.


그때 깨달았다. 지금 닥친 어려움 때문에 내가 가고자 하는 길, 되고 싶은 나의 모습을 잃지 말자고. 그렇게 마음을 다독거리면 이상하게 힘이 났다. 어려움 때문에 만신창이가 된 지금의 나의 모습이 아닌, 언젠가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원래 되고 싶었던 나의 모습을 상상한 것이다.


당장 눈앞에 닥친 어려움은 여전하지만, 그 어려움을 대하는 내 자세와 태도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그때 비로소 고난을 이겨낼 힘이 생겼다. 일종의 마음의 맷집이 생긴 거다. 내 삶이 '어떤가'가 아니라 '어떠해야 하는가'에 집중하면 당장의 어려움은 ‘어떠해야 하는가’로 나아가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상상(imagination)은 공상(fantacy)과 다르다. '공상'이 현실적이지 못한 그래서 실현될 가망이 없는 막연한 것을 생각하는 잡념에 불과하다면, ‘상상’은 현실에 기반을 두고 실제로 경험하지 못한 현상을 마음속으로 그려보는 것이다. 현실적이나 비현실적이냐의 차이, 글자만 다른 게 아니다.


공상과 달리, 상상하면 어떻게든 현실로 이어지는 교두보를 만들어가려고 노력하게 된다.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나의 이상적인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카피라이터 출신 김이율 작가 역시 <가슴이 시키는 일>에서 이렇게 말했다.


"고통을 피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상상’이다. 상상은 단지 망상이나 잡념이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갈망하는 간절함이다. 만일 지금 상황이 어렵고 힘들다면 후회와 한탄을 하기보다 즐거운 상상을 한번 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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