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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Sep 17. 2023

인간적으로 정직하게 살았다면 힘든 것은 당연한 것

세상은 왜 이렇게 혼란스러울까. 아무리 다이내믹한 대한민국이라고 하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시끄러운 일들이 일어나고, 그 와중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논쟁 중이다.


이해관계, 가치관이나 정치적인 성향에 따라 현상을 보는 입장이나 생각이 각자 다르다 보니, 선뜻 어떤 현안에 대해서도 서로 동의할 만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 끊임없는 갈등과 반목 그리고 대립뿐이다.


세상이 혼란스러운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젠 좀 조용히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현실의 문제에 눈 감고 나만 편하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일까.


인간사가 시끄러운 건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이슈화되는 일들이 너무 많다는 게 문제다. 거대한 담론만 있지 그 사이에 '인간'은 사라져 버렸다. 인간이 존재하는 한 이 세상에 위장된 평화는 있을지언정, 결코 진정한 평화를 누릴 수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


세상만 탓할 게 아니다. 우린 어떤가? 하루하루 지치고 피곤하고 기력이 쇠잔해 간다. 젊은 시절에는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것도 잠시. 모든 것을 쇠퇴시키고 빛을 잃게 만드는 세월의 힘 앞에서 우리는 무력하기만 하다.




고통스럽지 않은 인간이 있을까. 슬프지 않고 마냥 즐거운 사람이 있을까. 외롭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인간이라면 누구나 고통 없이 살고 싶고, 슬픈 일은 웬만해선 피하고 싶고, 외롭지 않고 유쾌하게 살고 싶어 한다. 나도 그러고 싶다. 그러나 그건 이루기 어려운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기대를 버릴 수 없는 건 그 헛된 기대마저 없다면 사는 게 점점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누리는 평화가 위장된 것임을 알면서도 묵인하듯이, 우리 또한 삶이 고통으로 가득 차 있음을 알면서도 애써 이 사실에 눈 감는다.


그러나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인간, 슬픔을 모르는 인간, 고독할 겨를이 없는 인간이 과연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 단어들은 우리 가까이에 있다. 그대가 인간적으로 정직하게 살았다면. 원래 인간이라는 존재가 그렇다. 고통스럽고 슬프고 외로운 존재인 것이다. 세상이 늘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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