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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Dec 25. 2023

눈 오는 크리스마스

어제 저녁, 볼 일이 있어 명동 근처에 들렸다. 인산인해!! 거의 한 발짝을 떼기도 어려울 정도로 크리스마스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거리 곳곳이 북적였다. ‘아뿔싸,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Eve)지!’ 언제부턴가 시간 감각을 놓치고 사는, 삶에 무심해진 나 자신이 한심스러워졌다.


그러나 이미 들어선 길, 돌이키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천천히 인파가 흘러가는 대로 따라가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크리스마스를 기념한 장식으로 수놓은 백화점 앞에선 사람들이 사진을 찍느라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백화점 벽면을 수놓은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니 아름다웠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사람들이 힘들어도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한동안 크리스마스를 전후해선 교회에 가는 것 말고는 거의 집에 있었던 것 같다. 사람들이 너무 많은 곳을 좋아하지도 않는 데다가, 특히 크리스마스라고 흥청망청하는 분위기가 내심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그동안 무엇을 하느라 이런 풍경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일까? 왜 피했던 걸까?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도... 별나게.'  


생각이 많아지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 올해는 눈까지 와서 화이트 크리스마스(White Chrismas)라고 하니 더 뜻깊다.


볼 일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들었던 곡이 마침 이 곡이다. Dear와 Ekai가 함께 부른 <Warm Christmas> 떠들썩해야 할 것만 같은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차분하게 만드는 곡이다. 모두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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