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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Dec 27. 2023

여유를 찾는 삶을 찾아서

연말연시, 지난 한 해를 돌아봤다. 여전히 여유는 없었고, 뭔가를 향해 달렸지만 달음질만 거칠고 숨 가쁘게 이어졌을 뿐 얻은 것이 별로 없었다. 여유 없이 바쁘게 살아도 별 소득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 소득이라면 소득이다.


문제는 깨달음을 일상의 삶으로 연결 짓지 못하는 것, 그러니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으면서 하는 결심도 무슨 의미를 가질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생각 따로, 행동 따로의 삶이었다.


뭔가를 매듭짓는 시기로 12월 만한 것이 없다. 달과 연도를 구분하는 것은 인간들의 인위적인 구분에 불과하고 새로운 달이 오고 새해가 온다고 해서 그 전달이나 그 전해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생활의 연속이다. 여전히 내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내가 바뀌지 않는 한, 새달이나 새해가 온다고 해서 새로워지지 않는다. 변화의 중심은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데 외부에서 찾으니 변화는 늘 더디기만 하다.


숨 가쁘게 살았던 2023년을 돌아보면서 2024년 새해에는 지금보다 삶의 여유를 찾아야겠다고 다짐한다. 볼 것을 덜 보고, 듣지 않아도 되는 것들은 스킵하는 지혜를 가질 수 있기를. 그래서 그렇게 확보한 시간에 지금보다 좀 더 여유를 찾을 수 있기를.


여유가 있어야 다른 사람들에게 부드러워질 수 있다. 상대의 화를 받아주기 어렵다면 나에게 여유가 없다고 보면 된다. 여유는 무엇을 다시 채우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세상과 다른 사람들을 너그럽게 받아들이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물론 불의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도, 끝까지 나를 지키기 위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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