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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May 22. 2024

톨스토이가 생각하는 행복

힘든 일이 있을 때, 언젠가 지금보다 더 힘들었던 때 했던 이 다짐을 떠올린다. '힘들고 슬픈 일은 오늘까지다. 내일은 분명 밝고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자. 만약 내일도 그렇지 않다면 내일도 이런 다짐을 또 하면 된다. 행복은, 삶의 보람은, 이런 다짐들이 쌓여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지는 거다.'


나에게 '내일'이 다시 주어질지 알 수 없지만, 이런 다짐으로 생활의 활력을 찾으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있다. 그럼에도 나쁘고 부정적인 기분은 발로 차 버리고 잊어버려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


"조용한 시골, 친절을 기대하지 않는 주민들에게 선을 베풀며 산다. 그리고 의미가 조금이라도 부여된 일을 한다. 나머지는 휴식, 자연, 책과 음악, 그리고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사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행복이다."


톨스토이가 말년에 쓴 글이다. 무엇보다 눈길을 끌었던 것은, 친절을 기대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선을 베풀겠다는 톨스토이의 결심이다. 가능할까.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어려울 것 같다.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에게 잘하는 건 쉬운 일이다. 양보해서 나한테 무관심한 사람에게도 노력하면 어느 정도는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런데 나한테 친절하지도, 오히려 적대적인 사람에게까지 선을 베풀 수 있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톨스토이는 거기에서 행복을 찾겠다고 하니, 이 글을 처음 접할 때는 선뜻 수긍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세월이 흐른 지금은 알 것 같다. 행복하기 위해선 이기적인 생각, 무엇보다 스스로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요즘 앞으로 남은 인생, 무엇을 하며 어떤 것에서 삶의 의미와 보람을 찾을지 고민하고 있다. 톨스토이의 이 고백이 나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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