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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Jun 17. 2024

보부아르처럼 늙어가는 법

"나는 이것이 노년의 최종 과제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물길을 좁히는 것이 아니라 넓히는 것. 꺼져가는 빛에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그 빛이 다른 이들의 삶 속에서 계속 타오를 것임을 믿는 것. 카이로스의 지혜. 모든 것에는 알맞은 때가 있다. 심지어 물러나는 것에도."


나이가 들면 몸은 예전 같지 않고 마음 역시 고집스러워진다. 세상 모든 이치를 다 알거나 현상을 모두 경험한 것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고집은 아집이 되고, 다른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을 무시하기 일쑤다. 우리 사회에 소위 '꼰대'가 많다는 핀잔을 듣는 것도 일면은 타당하다.


그렇다면 곱고 아름답게 늙어가는 법은 없을까? 에릭 와이너의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에 나오는 '보부아르처럼 늙어가는 법'이 하나의 해답일 수 있다. 지식과 경험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넓히는 것, 나이가 들어 무력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 경험과 앎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 그래서 그들로 하여금 세상의 빛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 적당한 시점에 후임자를 위해 물러나는 것이다. 마음을 늘 새롭게 하고 욕심을 버려야 가능한 일이다.


살아보니 나 아니면 안 되는 일은 없었다. 오히려 내가 없어서 더 잘 되는 일도 많다. 물러나야 할 때 조용히 물러나 지난 세월의 공과功過를 회고하면서 남은 시간을 무엇으로 채워갈지 고민해야 한다. 물론 그 무엇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면 더 좋다. 사람은 다른 사람을 도움으로써 빛이 나기 때문이다. 보부아르처럼 곱게 늙어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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