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정말 힘든 하루였다. 아침부터 치솟은 높은 습도에 간간이 소나기까지 내려서 불쾌지수가 80을 넘어섰다. 하루 종일 찜찜했다. 밖에 나가려고 하면 비가 오고, 집에 들어오면 비가 그치고 그런 일이 반복되었다. 카페와 집을 오가면서 그나마 책은 꽤 읽었지만 불쾌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카페에 오래 있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밖은 푹푹 찌는데, 카페 안은 마치 다른 세상에 있는 것처럼 에어컨을 너무 세게 틀어서 추웠기 때문이다. 한기가 들어 더는 있을 수 없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니, 한 번 끊긴 흐름을 찾기 어려웠다. 당연히 책이 눈이 들어올 리가 없다.
2024년 파리 하계 올림픽이 열려서 공중파 TV는 온통 스포츠 중계로 도배를 하고 있었고, 딱히 볼 만한 프로그램을 찾기 어려웠다. 밖은 여전히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더웠다. 더웠다가 추웠다가, 마치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기분이다.
한편으로 여름인데 이 정도 더위는, (아무리 요즘 날씨가 이상 기후임을 감안한다고 해도), 참아야 한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맹렬한 더위의 기세에 눌려 곧 사라지고 만다.
너무 더우면 의욕이 떨어지고, 몸과 마음 모두 지치기 쉽다. 자칫 짜증까지 더해지면 주변 사람들과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때일수록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도록 더 노력해야 하는 데 이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저 더위를 잊을 만한 나만의 소일거리를 찾아서 잘 견디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