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았다. 특히 일요일은 유난히 더 힘들었다. 자꾸 눕고 싶어 졌지만, 막상 누우면 불편해 오래 누워 있을 수 없었다. 머리는 무겁고 몸은 더 처져만 가고. 병원에 갈 만큼 심각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커피를 마셔봤지만, 오히려 몸만 더 무거워졌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밖으로 나와 아파트 벤치에 앉아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나이가 지긋한 부부가 아파트 주변을 걷고 있었다. 남자는 비교적 힘차게 걷고 있었지만, 여자는 마지못해 따라가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문득 언젠가 나도 저렇게 될 날이 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기운이 없어 걷는 것조차 힘든 날이 온다면, 그때 내가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어쩌면 지금처럼 온통 잿빛으로 보일지도.
나이가 들면 기력이 쇠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문제는 기력뿐만 아니라, 정신도 함께 흐려진다는 것이다. 몸에 기운이 없으면 마음도 지치기 마련이다. 몸과 마음은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서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어느 한쪽만 건강하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 느끼는 이 무력감도 어쩌면 정신적인 문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먼저 마음부터 새롭게 하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