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득표율 3% 이상만 비례 의석 할당”은 위헌

by 신윤수

헌재가 정당 득표율 3% 이상만 비례 의석을 할당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이것은 3% 미만의 소수의견도 정치적 다양성 차원에서 합리적이라고 보는 것으로 그 자체 커다란 의미가 있다.

비록 3%에 이르지 않더라도 소수의 의견을 참작하여 국정에 참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실 3%는 이른바 저지 조항으로 이에 이르지 못하는 소수의견을 무시하는 효과가 있다. 거기다 정당의 난립을 저지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의 의견을 중시할 필요가 있는 시대이다. 헌재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 우리나라 정치사에 바른 영향을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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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득표율 3% 이상만 비례 의석 할당’은 위헌”…소수정당 문턱 낮아진다

(경향신문)


정당 득표율이 3% 이상이어야 비례대표 의석을 얻을 수 있도록 규정한 공직선거법 조항은 위헌이라고 헌법재판소가 29일 결정했다. 군소정당의 난립을 막는 효과보다는 정치적 다양성을 떨어뜨리는 등 부작용이 크고, 이미 거대 양당이 대부분 의석을 차지한 상황에서 해당 조항을 두는 건 과도한 제약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결정에 따라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헌재는 이날 노동당·녹색당·진보당 등 군소정당과 유권자들이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서 3% 이상 득표한 정당만 의석을 할당한다’는 공직선거법 189조 1항 1호에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 선고를 하고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이 “합리적 이유 없이 정당에 대한 투표를 사장시켜 투표 가치를 왜곡하고, 선거의 대표성을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3% 저지조항’이 군소정당 난립을 막는다는 입법 목적을 인정하더라도, 사표를 만들고, 선거의 비례성이 약해지는 부작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우리나라의 정치상황이나 정부형태, 정당 및 선거 제도 등에 비추어 저지조항을 통해 소수정당을 배제할 필요가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군소정당이라 하더라도 그 수가 많지 않고, 의회의 안정적 기능을 저해시키는 정도가 아니라면 군소정당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례대표 의석 배분 대상에서 제외해야 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먼저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이 대통령제를 택하고 있어 의회에 반드시 다수 세력이 형성돼야 안정적 국정 운영이 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는 점, 거대양당이 국회를 지배하는 경향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저지조항이 군소정당의 난립을 방지하여 의회가 안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기보다 새로운 정치세력의 원내 진입을 차단하고 거대정당의 세력만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특히 지역구 선거는 소선거구제·다수대표제를 채택해 이미 거대정황에 유리한 구조인 데다 위성정당을 창당해 비례대표 의석까지 추가로 확보하는 일이 잦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여기에 공직선거법은 (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위해 득표율 3% 이상이어야 한다는) 저지조항까지 둠으로써 소수정당의 의회 진입에 이중적 장벽을 설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제한이 사라지더라도 국회의 기능이 어려워질 정도로 혼란이 커질 가능성도 낮다고 봤다. 헌재는 “비례대표선거가 전국 단일 선거구로 이루어지고 의원 정수가 46명에 불과해 저지조항을 폐지하더라도 원내에 진출하는 소수정당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당법 및 국회법은 정당에 일정 규모 이상의 조직을 요구하고 국회 내에 교섭단체 제도 등을 규정하고 있는 바 저지조항 외에도 원내 군소정당의 난립에 따른 폐해를 방지할 다른 수단들이 마련돼 있다”고 했다.

이번 헌법소원은 189조 1항 1호에 대해서만 접수됐지만, 헌재는 같은 조항 2호(지역구 국회의원선거에서 5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정당에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한다)에 대해서도 위헌 결정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 189조 1항은 1호와 2호 중 하나라도 충족하는 정당에 비례 의석을 할당하도록 정한다. 헌재는 1호에 대해서만 위헌 결정을 하면 “오히려 저지조항의 요건이 더욱 엄격해지는 결과가 된다”면서 “제도 전체의 의미와 정당성이 상실되고 제도 전체의 내적 평형이 무너지고, 입법자의 의도를 왜곡하기에 이른다”고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반대의견을 낸 정형식·조한창 재판관은 “오늘날 극단주의 세력이 단순하고 강력한 메시지로 사회에 대한 분노와 불안을 자극함으로써 중도정당보다 빠르게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며 “극소수의 지지만을 받는 극단주의 세력이 의회에 진출하게 된다면 그 활동이 크게 고무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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