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전쟁하고 있는 트럼프에 대한 반대가 격심한 모양이다. 대통령을 비난하는 No Kings 시위가 이란 전쟁 반대라는 새로운 구호를 달고 공화당 텃밭과 교외 경합지역으로 번졌다.
미 전역에서 3300여건 집회에 800만명에 가까운 인파가 몰렸다고 한다.
미국의 이란에 대한 전쟁은 정당하지 않다. No Kings라는 구호가 당연하다. 그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기름값이 오르고 물가가 오르는 경제난도 이번 시위를 자극했을 가능성이 크다. 주최 측은 홈페이지에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납세자들의 세금을 미사일 공격에 쏟으면서 생활비를 폭등시키고 억만장자에게 막대한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신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로이터통신은 24일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36%로 꾸준히 하락세"라며 "이란 전쟁 찬성 비율은 35%, 경제 정책 지지율은 29%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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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킹스' '반트럼프' 외치며 800만 모였다...美 역사상 최대규모 단일 시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규탄하는 '노킹스(NoKings)' 시위가 이란 전쟁 반대라는 새로운 구호를 달고 공화당 텃밭과 교외 경합 지역으로 번졌다. 앞선 두 차례 시위가 대도시를 중심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경 이민정책 등 권위주의적 국정 운영을 비판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3차 시위는 반전 여론까지 흡수하며 외연을 넓혔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시위 주최 측을 인용해 "이날 미 전역에서 3300여 건 집회가 열려 800만 명에 가까운 인파가 몰렸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6월 1차 시위 약 500만, 10월 2차 시위 약 700만에 이어 규모가 늘어나는 흐름이다. 이번 시위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시위라는 게 주최 측의 주장이다.
"도시 침략 용납 못 한다"…미네소타에 울려 퍼진 함성
3차 시위의 중심지는 지난 1월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이민 단속 중 미 시민권자 2명이 사망한 미네소타주다. 미 매체CBS에 따르면 록스타 브루스 스프링스틴은 이날 세인트폴 주 의사당 광장 무대에 올라 20만 명 시위대 앞에서 공연했다. 사망자들을 향한 추모곡을 부른 스프링스틴은 "여러분의 강인함과 헌신이야말로 이곳이 여전히 미국이라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런 반동적인 악몽과 미 도시에 대한 침략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무소속 진보 정치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무대에 올라 "이 나라가 권위주의나 과두제로 전락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성조기를 거꾸로 든 채 거리를 행진하기도 했다. 국가 재난 상황을 의미하는 행위다.
수도 워싱턴DC에선 수백 명이 링컨기념관을 지나 내셔널몰까지 행진했고 뉴욕 맨해튼 시위에는 배우 로버트 드 니로 등이 참석했다. 드 니로는 트럼프 대통령을 "우리 자유와 안보에 실존적 위협"이라 규정하며 "지금 당장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도시 밖으로 번진 시위…교외 경합지 참여 급증
3차 시위에서 주목할 대목은 대도시 외곽에서 참여율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주최 측은 "뉴욕·댈러스·로스앤젤레스·필라델피아·워싱턴에서도 대규모 집회가 열렸지만 전체 행사의 3분의 2는 주요 대도시 외곽에서 개최됐다"며 "이는 지난해 6월 첫 번째 집회보다 소규모 지역 사회의 참여가 40%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2026년 중간선거의 향배를 결정할 교외 경합 지역에서 시위 참가가 급증했다. 펜실베이니아주의 벅스 카운티와 델라웨어 카운티, 조지아주의 이스트 코브와 포사이스, 애리조나주의 스코츠데일과 챈들러 등이다.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66%의 득표율로 승리했던 아이다호주에서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알래스카 코츠뷰와 몬태나주 이스트글래이셔파크 같은 농촌 보수 지역에서도 노킹스 집회가 열렸다. AP통신은 "한때 정치적 온건함이나 심지어 보수주의로 알려졌던 곳에서 점점 더 많은 시민이 트럼프 반대 운동의 최전선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 전쟁발 물가 폭등…거세진 반전 구호
시의 의제도 확장됐다. 주최 측은 지난 1월 미네소타에서 발생한 ICE사건을 계기로 시위를 준비해오다가 이란 전쟁 이후 반전 구호가 결합하면서 더 큰 참가를 끌어냈다고 봤다. 실제 시위대는 미 전역 곳곳에서 '전쟁 반대(NoWar)' 피켓을 흔들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기름값이 오르고 물가가 오르는 경제난도 이번 시위를 자극했을 가능성이 크다. 주최 측은 홈페이지에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납세자들의 세금을 미사일 공격에 쏟으면서 생활비를 폭등시키고 억만장자에게 막대한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신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로이터통신은 24일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36%로 꾸준히 하락세"라며 "이란 전쟁 찬성 비율은 35%, 경제 정책 지지율은 29%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노킹스 시위는 해외로도 확산하는 양상이다.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수천 명이 조르자 멜로니 총리에 대한 항의와 함께 이란 전쟁 반대 구호를 외쳤다. 프랑스 파리에선 현지 거주 미국인 등 수백 명이 바스티유 감옥 앞에 모였다. 파리 시위를 기획한 아다 셴은 "트럼프의 불법적이고 부도덕하고 무모하고 무책임한, 끝없는 전쟁에 항의한다"고 말했다.
백악관과 공화당은 이날 집회 의미를 깎아내렸다. 애비게일 잭슨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시위가 실제 대중의 지지는 거의 없는 "좌파 자금 지원 네트워크"의 산물이라며 "트럼프를 미워하는 사람들이 모여 집단 치료를 받는 자리"라고 말했다. 팀 버쳇 공화당 소속 테네시주 하원의원은 2024년 대선에서 경선 없이 카멀라 해리스를 대선 후보로 내세운 민주당 전력을 거론하며 "이쪽에는 왕이 없지만, 군주제는 민주당에 있다"고 꼬집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