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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Jul 30. 2022

초교 입학연령 만6세→ 만5세로 바꾼다는데(?)

2022년 7월 21일까지 대통령 직속「국가교육위원회」라는 합의제 행정기관이 만들어지게 되어 있었다. 이 위원회는 작년 7월 나라의 ‘백년대계’인 교육정책을 5년 주기로 바뀌는 정부가 흔들지 말라는 취지로 입법된 것으로 알고 있다.    

       


왜 국가교육위원회가 발족되지 않았지     


7월 29일 교육부가 교육청이나 유관 단체 등과 아무런 협의 없이, 교육정책의 심의의결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2022년 7월 21일에 발족예정이었다)에 부의하지도 않고 어린이 입학연령을 낮춘다고 발표(?)하였다. 이게 또 웬일인가(?)      


나는 30년 공직생활을 거치고 나서 10년 이상 일반 시민으로 살았지만, 도무지 이런 모습이 이해되지 않는다. 내가 공직을 떠난 뒤에는 만들어진 법을 시행하지도 않고, 분명히 법률로 정해야 하는 사항도 시행령으로 만들도록 바뀌었나(행정안전부 경찰국을 시행령으로 만든다(?). 내가 이미 옛 사람이라 이해하지 못하는 건가(?) 


교육제도는 근본적으로 고쳐져야 한다     


나는 우리의 수도권 집중, 주택, 결혼 기피와 저출산 문제 등은 교육제도가 유발한 부분이 크다고 주장한다.    * 『푸른 나라 공화국』(신윤수, 바른북스, 2020) 「미래의 교육을 생각한다」 (뒤에 실었습니다)     


나라나 지역마다 교육제도가 다르다. 예를 들어 프랑스 파리에는 파리 13대학까지 있다. 그러니 굳이 파리에 모여 대학을 다닐 필요가 없다.      


한편 내가 잠시 살았던 독일의 교육제도는 이런 걸로 알고 있다.     

1. 초등(유아원?)에서 대학교육까지 모두 무료다.      

2. 모든(대부분?) 대학이 국립이고, 대학에 일류 이류의 서열이 없다. 입학은 자유, 졸업정원제다. 굳이 대학에 가지 않고 다른 일을 하여도 사회적 평가나 보수가 비슷하다. 굳이 대학에  가려 하지도 않는다.(30~40%정도만 대학에 진학?).       

3. 대학까지 모든 학교는 오전에만 수업을 한다. 사교육(우리와 같은 학원)은 전혀 없다.      

4. 연방에는 교육부가 없고, 주(Land) 단위의 교육부(우리의 시도교육청)이 교육정책을 한다.        


(1998년부터 2000년 독일 연방경제기술부에 파견 근무 시, 두 딸을 독일초등학교에 보냈습니다. 현재는 바뀐 것도 있을지 모릅니다. 확인 되는대로 추후 보완예정)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과 대학의 자율성     


우리는 1987년부터 35년간 한번도 개정하지 않은 헌법을 쓰고 있다. 헌법에는 ‘학문의 자유’(제22조)와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과 대학의 자율성’(제31조 제1항)이 규정되어 있다.      


그리고 교육에도 지방의 자율성이 보장되도록 되어 있다. 물론 현실과는 다른 부분이 있을 것이다. 


(나머지는 2020년에 제가  쓴 책을 전재합니다. 바뀐 부분은 나중 보완하겠습니다).           



<참고미래의 교육을 생각한다」 푸른 나라 공화국』 227~237쪽에서 전재)     


국가교육위원회를 만든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가교육회의」를 만들어 20차례 회의를 가졌다. 교육의 백년대계를 다지겠다는 것이다. 필자는 ‘국가교육’이라는 말에서 언뜻 이게 동물농장(animal farm)의 ‘개돼지 키우기’ 아닌가. 일제 강점기 때 ‘황국신민의 서사’를 외우게 하고, 박정희 정권 때 ‘국민교육헌장’을 만들었는데, 이거와 다른가 하는 의심부터 들었다.     


그러다가 국가교육위원회를 만드는 법률안이 2020년 9월 16일에 발의되었다고 한다. 앞으로 여기에서 국가의 중·장기 교육정책을 수립한다고 한다. 임기 3년인 21명의 위원이 있고, 학생 1명과 학부모 1명도 위원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그런데 자료를 보니, 외국에는 이런 선례가 없다고 한다. 우리가 선진적으로 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국가교육위원회는 필요없는 기관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교육부가 전권을 휘둘러서 교육의 자주성도 대학의 자율성도 거의 없다는데, 새로 위원회를 만들고 교육부는 그대로 둔다고, 옥상옥이 될 뿐 아니라, 물론 기능조정을 해서 교육부는 평생교육쪽으로 바꾼다(?).      


현재 국회 교육위원회, 시도에는 지방의회 교육위원회가 있다. 이렇게 국민의 대표가 뽑혀 있는데, 이걸 이용하지 않고, 대통령 직속으로 국가교육회의를 만들더니, 다시 국가교육위원회를 만든다는 발상부터 이상하다. 정작 국회의원조차 아무말도 하지 않는게 수상하다.      


우리처럼 중앙의 교육권력이 강한 나라가 있나 살펴보자. 내가 알기로는 독일 연방정부에는 아예 교육부가 없다. 옛날 히틀러가 교육을 군국주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바람에, 제2차 세계대전후 지방정부(Land)가 교육을 관장하게 되었다.      


교육은 철저하게 분권화, 자율화되어야 하고, 정부개입은 최소화되야 한다고 본다.          



헌법의 교육 조항     


헌법은 학문·예술의 자유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과 대학의 자율성을 규정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교육부가 있고, 국가교육회의가 있다. 그러다보니 실제 교육은 의존성, 비전문성, 정치적 편향성과 대학의 의존성이 두드러진 것 같아 보인다.     


헌법 규정을 살펴보자.     


헌법 제22조

  ① 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     


헌법 제31조

  ④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           된다.       

헌법 제117조

  ①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범위안에서 자치  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

  ② 지방자치단체의 종류는 법률로 정한다..      


이와 관련된 법률로 ‘지방자치법’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이 있다.     


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지고, 교육의 자주성 및 대학의 자율성이 보장되도록 되어 있다.      

유·초·중등학교, 즉 고등학교 이하는 시도 교육감이 관장하고, 대학은 자율로 운영한다.     


그런데 지금 교육부가 인사, 재정, 학사 등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고, 시도나 대학에는 재량 여지가 거의 없다고 한다. 내가 잘못 알고 있나.     


고등학교까지는 어쨌든 지방교육자치가 있다고 그렇다 치고, 대학의 실정은 어떤가 살펴보자.


대학은 국가와 인류사회발전에 필요한 학술이나 응용방법을 교수하고 연구하며 지도적 인격을 도야(陶冶)하는 곳이다. 그래서 대학에는 학문의 자유와 함께 대학의 자치가 보장되어야 한다.           


고등교육법     


제28조(목적) 대학은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국가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심오한 학술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국가와 인류사회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우리나라 헌법에는 대학에 대한 명문조항이 없다가, 1987년 헌법에 ‘대학의 자율성 보장’이 들어갔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총장직선제’가 있다가 슬그머니 사라져 버렸고, 그후 인사·재정·학사와 대학평가와 연구지원금 등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교육부가 관여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와 교육의 변화     


코로나 19로 인해서 일상 생활이 모두 달라졌지만, 그중에서도 교육분야가 현저히 달라졌다.       

그런데 온라인(on-line)과 오프라인(off-line)이 함께 하는 교육현장에서 우리나라가 K-에듀로  세계에 모범을 보인다는 기사가 있어 뿌듯하다.     


EBS교육방송 김명중 사장의 인터뷰가 중앙일보에 실렸다.(2020.9.28.)     


‘코로나 19 전염병이라는 초유의 비상상황에서 EBS가 원격교육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단단히 했다. 지난 4월부터 방송과 인터넷 ‘온라인 클래스’를 운영해서 초중고교의 학습공백을 메워왔는데, 전국 11,710 학교중 11,306곳(96.5%)가 활용했다. 등교가 늦춰지면서 3월 9일부터 TV를 통한 수업 ‘라이브 특강’을 시작해서 매주 250시간의 수업 콘텐트를 실시간 방송했다.  전 직원이 비상근무를 했다.’고 한다. 감사드린다. 그는 사회적 재난시 EBS를 교육 주관방송사를 만드는 입법이 추진중에 있다고 한다. 필요한 일인 듯 싶다.     


나는 한국방송통신대에 재학중이다. 원래 수업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학교이므로 코로나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았지만, 여기도 출석수업은 페지되고, 온라인 과제물 제출로 대신하였다. 그런데 방송대가 개발해 놓은 온라인 교육콘텐트를 다른 학교와 공유했다고 하니 국립대학으로서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교육의 최종 목표가 대학 가는데 맞추어져 있다. 따라서 교육문제는  궁극적으로 대학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교육분야에는 사립학교가 많고, 정규 학교 외에도 학원 등 사교육이 발달되어 있다. 그런데 대부분 사학은 재정이 취약하고, 가끔 사회문제까지 발생한다.      


그래서인지 교육부가 모든 단계에 개입한다. 교육부 장관은 사회부총리로 직급까지 높여 놓았다.      


대학진학률이 외국에 비해 매우 높지만, 대학이 직업교육이나 생활인 교육에서 동떨어진 교육을 하고 있어, 기업이 별도 훈련을 시켜야만 실무에 투입할 수 있다.      


서울 등 대도시에 정규 학교와 사설 학원이 모두 모여 있다. 이것이 교육문제 뿐 아니라 주택문제, 교통문제 

등 다른 문제를 유발한다.      


대학 입시는 시험성적으로 뽑는 일반전형 외에도 학생부 성적, 경력·이력 등으로 선발하는 여러 가지 전형이 있어 입시부정의 소지가 많다.(여기서 엄빠찬스, ‘흙수저 금수저 논란’이 생겨났다.)     


인구학적 추세로는 점점 학생수가 줄고 있어 지금의 학교 시설은 과잉이 될 수 밖에 없다.      

농업마이스터대학이 인기가 좋다. 그런데 이 학교는 평생학습 개념이지,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가는 학교가 아니다.      


남자는 병역의무가 있어 대학에 진학하지 않거나, 취직을 하면 군대에 가야 된다. ‘저는 고등학교 졸업 후 마이스터, 명인 밑에서 기술을 배우고 있습니다’는 꿈에 불과하다. 물론 여자는 병역의무가 없으므로 다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어떻게 바뀔까     


미네르바 대학(Minerva School)이 인기라고 한다. 캠퍼스가 없고, 주로 온라인으로 학습하다가 일정기간 오프라인 수업을 하는데, 전세계 7개 도시를 돌아다니며 수업한다고 한다. 여기에 서울도 포함되어 있다. 우리는 왜 이렇게 하지 못할까.     


필자가 잠시 살았던 독일에서는 어릴 때부터 실업계, 인문계가 정해지는데, 실업계의 마이스터(meister)가 박사(doktor) 또는 교수(professor)보다 수입이 좋고 대우도 받는다고 들었다. 언젠가 필자가 만난 사람은 3가지 자격을 다 가지고 있었는데, 명함에다가  meister – professor - doktor라고 썼다.      


우리 교육도 고교 졸업후 바로 실업 마이스터나 가업(농사나 전통물품 제조 같은 게 있겠다)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자(이 경우 병역문제가 걸린다), 지금 대학에서 하는 인문·교양교육은 고등학교에서 하거나(입시 위주 교육이 없어지면 고등학교에서도 가능하다), 나중에 평생학습으로 보완하면 어떨까.      


헌법 제31조 제5항은 ‘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지방마다 근사한 평생학습 장소를 두면 어떨까. 나이 들어 지방에 사는 게 점점 행복해지지 않을까.          



대학에 대하여     


대학은 나라의 중심이다. 헌법은 학문·예술의 자유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한다. 이렇게 헌법에 정해 놓았는데, 교육부가, 앞으로는 국가교육위가 관여한다는 게 말이 되나.      


미국의 아이비 리그에 속한 대학이나, 유명한 유럽 대학에 국가나 정부가 개입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옛날부터 대학자치가 보장되어 왔고, 대학경찰까지 두고 있다.     


각종 정보와 교육 매트리얼에 인터넷으로 접속할 수 있는 사회다. 특정 대학을 가려고 정규과정 외에 학원에 간다, SKY 등 대학서열까지 매겨져 직장 구할 때도 결혼할 때도 출신학교가 붙어다닌다. 이게 과연 정상인가.(독일, 프랑스에는 학교 서열이 없다.)     


대학이 자율로 결정하면, 교육시장에서 대학의 우열이 자연히 가려지고, 모든 대학의 경쟁력이 높아질 거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학은 도태될 수 밖에 없다.     


기여입학을 허용하자. 기여입학으로 조성된 돈으로 학교시설을 확충하고, 다른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면 서로 윈윈(win-win)이다. 졸업을 매우 엄격하게 하면 되지 않을까. 기여입학으로 입학한 학생도 떳떳하고, 졸업을 하려면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지금의 비공식적 엄빠찬스로 발생되는 문제도 예방할 수 있다.      


일반전형으로 모두 뽑으면 문제가 없는데, 학교마다 여러가지 전형이 생기고, 여기 맞추려고  경력·이력 조작과 금수저·흙수저 논란 등 편법이 생겼다. 요즘에 연세대학교에는 민주화 전형이란 것이 있다고 한다. 기가 막힌다.          



졸업정원제로 바꾸자     


고등학교 졸업후 대학입학자격시험(독일 아비투어, 프랑스 바깔로레아)을 통과하면 지망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하되, 졸업을 정원제로 관리하자.      


코로나 19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도한 비대면(untact) 온라인 학습에서는 특정 학교나 특정 수업에 집중되어도 기술적 해결이 가능한 모양이다.      


처음에는 특정 학교로 집중될 가능성이 있지만, 학점관리가 엄격해서 유급시키고, 수업연한도 제한(예를 들어 4학년이 2배인 8년)해 놓으면, 얼마가지 않아 다 해결된다. 졸업하지 못할 대학에 무리하게 입학하겠는가.      

주로 온라인으로 학습하고, 꼭 필요한 때에만 오프라인 수업을 하면 시설에 걸리는 부하(負荷)도 크지 않다. 미네르바 스쿨은 아예 캠퍼스 자체가 없다.          



내가 생각하는 교육의 모습


‘대학에 가지 않아도 되는 사회. 입학은 쉽게, 졸업은 어렵게 한다. 사교육을 점차 없앤다. 교육 개혁으로 생기는 여유 인력과 시설은 평생학습으로 전환한다.’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이 필요하다. 시도 교육감이 지방의회의 교육위원회와 함께 지역 교육정책을 결정한다.(지방 교육부)      


전국에 통일적 시행이 필요한 사항은 전국대학교육협의회 등 자율기구가 정한다.        

학교가 학생을 선발하고 학과와 커리큘럼을 정하고 수업료를 모두 자율로 정한다면, 서울 등 대도시에서 교육 때문에 발생하는 부동산 수요가 준다. 부동산 대책이기도 하다.     


우리 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적어보았다.     


1.시도 단위로 교육을 지방분권화(현재 교육부는 폐지)

2. 대학을 전면 자율화, 기여입학제 허용, 졸업정원제 실시 

3. 대면-비대면(On-Off) 양축의 교육환경 마련

4. EBS, KBS 등 공영방송과 국립대학인 방송통신대 활용

5. 고교졸업 후 병역 연기 혜택을 주는 실업 마이스터(meister) 제도 도입

6. 평생학습기반 마련  

7. 학교, 학원 등 유휴 인력과 시설활용방안 마련     


문제는 타이밍이다. 코로나 19 이후 교육시스템이 여러 가지로 시험대에 올라 있다. 이런 때가 오히려 방향 설정에 적합한 시기가 아닐까.      


교육문제는 국가백년대계이자 시민 모두에게 관련된다.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려면 공개된 장소에서 토의해야 한다. 시민토론회가 필요한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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