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미경중(安美經中)에서 안미경세(安美經世)로 가자(?)

by 신윤수

태풍은 올라오는데


새 정부 들어 80여 일이 지나가고 있다. 요즈음 열대야가 계속되는데, 5호와 6호 태풍이 연거푸 올라오고 있다. 여러모로 짜증 나는 시간이다.


오늘 발표된 기사다. 4달째 계속 무역수지가 적자인데, 14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그동안 우리가 막대한 흑자를 보았던 대중 무역수지는 3달째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 정부 들어 우리는 안미경중(安美經中)에서 안미경세(安美經世) 즉, ‘안보는 미국, 경제는 세계’로 전략을 바꿨다고 한다. 나는 여러 가지 문제 중에서 중국과의 경제,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가장 걱정이다. 1992년 10월 이후 처음이라니 말이다.


나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 보수(保守)·진보(進步)가 아니고, 고정된 중도(中途)도 아니다. 30년간 공직에 있다가 그만두고 나서 10년 이상 글 쓰고 산 오르는 일반시민으로 살면서, 상황에 따라 생각이 이쪽으로, 다음에는 저쪽으로 바뀌는 가변(可變)이다.


이런 나에게 최근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북한부터 미일중러의 5개 중 누가 친구이고 누가 적인지? 우리가 그들을 친구와 적으로 나눠야 하나? 나눌 필요가 있나? 이제 3년 동안 계속되던 선거가 끝났는데, 여기저기서 다시 시위를 시작한다.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


1989년 후쿠야마는『역사의 종언』에서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대결은 소련 해체와 함께 자본주의의 승리로 끝났다고 선언(앞으로 이념대결은 없다) 했는데, 우리는 아직도 서로 색깔논쟁을 하고, 남북한이 무력경쟁을 하면서, 주변 4개국이 우리 일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하는 걸 바라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2022년 8월 1일, 우리의 주변 정세


(미국)


우리가 천조국이라 섬기는 미국이다. 나는 천조가 뭔지 잘 모르지만, 찾아보니 천조(天祖)는 우리가 섬기는 대상이나, 국방비를 천조(千兆) 원이나 쓰는 넘사벽의 나라라고 그리 부른다고 한다.


바이든이 우리가 마치 미국의 51번째 주라도 된 듯이 우리더러 회의하러 오라고 하고, 기업들도 부르면 쪼르르 가는 모양을 보았다. 그런데 ‘우리는 only america’, ‘ 친미(親美)’라고 짝사랑을 하는데, 갑자기 인터넷에 “美언론 尹, 미국에 짐 되고 있어” 등의 기사가 실리고, ‘미국이 한국의 인기없는 대통령을 걱정한다’는 정말 걱정스러운 기사가 실렸다.


- 내셔널인터레스트 “바이든이 한국의 인기 없는 대통령을 구할 수 있나?”

(Can Biden Save South Korea’s Unpopular President from Himself?)


- 블룸버그통신 “경찰과의 불화가 한국 대통령의 초기 어려움을 가중한다”

(Feud With Police Adds to South Korea President’s Early Struggles)


거기다가 김정은은 6.25전쟁이 정전하던 날인 7월 27일 “윤석열과 군사깡패들 위험한 시도 땐 전멸”이라는 과격한 용어로 우리와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올해가 중국과 수교한지 꼭 30년이 되었다. 내가 어릴 적에는 중국은 중공(中共)으로, 대만(타이완)은 자유중국(自由中國)이라고 불렀다.


그러다 요즘에는 중국 대신 중공이나 짱깨라는 말이 등장하고, 그들이 동북공정 또는 항미원조(抗美援朝)라며 미국과 그들의 대결국면에 남과 북을 끼우는 탓에, 우리가 싫어하는 나라의 1,2위에 일본과 함께 등장한다.


나도 그들을 가끔 중공(中共)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몇달전 출간된 『짱깨주의의 탄생』(김희교, 보리, 2022)을 읽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불러야 하나? 중공으로? 그냥 중국으로? 에 갈등이 생겼다.


앞으로 중국과 사이에 어떤 일이 생길까. 그들은 우리더러 나토(NATO)에 가지 말라고 윽박질렀고, 이에 대해 우리는 스페인에서 “한국은 앞으로 중국의 경제의존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게 ‘안보는 미국, 경제는 세계’와 한다는 ‘안미경세(安美經世)’인 모양이다.(7월 26일 총리가 그런 말을 했다)


(일본)


7월 10일 참의원 선거에서 개헌추진세력이 개헌선 2/3을 확보하였고, 지난주에는 우리의 독도 방어 훈련을 강하게 비난하였다.(예전과 달리 우리가 이번 훈련에는 해군, 해경의 수상세력만 참가하고, 항공전력은 참가하지 않아 규모를 줄이는 성의(?)를 보였는데도 그랬다(?)


그들은 소위 ‘평화헌법’을 고쳐 전쟁가능국가라고 선언하고 적극적으로 군비증강에 나설 것이 분명하다. 북한의 핵 위협을 들어 그들도 핵무장을 하겠다고 나설 거다. 차제에 한미일 3국과 북중러 3국이 편을 짜서 한번 싸우자고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싸움 장소(戰場, battlefield)는 19세기 말 청일(淸日), 러일(露日) 전쟁이나 1950년의 한국전쟁과 같이,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하자고 할 것이다.(그들은 2차 세계대전의 폐허도 한국전쟁의 특수로 돌파하여 1960년대에 선진국으로 우뚝 섰다)


(러시아)


러시아와 우리는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 이후 30년 동안 사이가 나쁘지 않았는데, 우크라이나 전쟁과 나토(NATO) 정상회의 참석 이후 관계가 소원해졌고, 앞으로 뚜렷한 타개방안이 없어 보인다.


러시아는 북한과 우호조약을 맺고 있다. 지금 북한과 중국(중공)은 군사동맹이지만, 그동안 북한과 러시아는 상호우호조약으로 바뀌어 있었다. 우리가 앞으로 쿼드(quad)에 가세하고, 한미일이 한편을 먹는다면, 그들은 북한·중국과 함께 북중러 3개국의 군사동맹으로 바뀔지 모른다.



Quo Vadis, Korea(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나)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던 군사분야 긴장완화 합의는 모두 폐기되었고, 서로 ‘선제공격’과 ‘핵무기 사용’을 을러대며, 다시 서로 주적이 되었다. 어디로 가는 걸까? 여기서 빠져나오는 길이 있을까?


보수와 진보의 구분 기준이 무언지 모르지만, 선거가 끝났는데 다시 ‘빨갱이’란 말이 돌더니, 요즘에는 ‘무엇에 반대하거나 어떤 뜻에 반대하면 빨간물이 든 것’이라는 황당한 말까지 도는 걸 보고 있다.


10년 넘어 백수건달로 살면서, 여기저기 산에 오르고 시(詩)인지 글이나 써오다가 요즈음 상황이 하도 걱정되어 여기서 한번 물어본다.



누가 우리 친구이고, 누가 우리의 적(敵)인가


그동안 우리는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안미경중(安美經中)’의 양다리 전법을 써 왔다. 그런데 전처럼 미중 사이가 좋은 시절에는 이것이 통했지만(중국이 묵인해 온 거다), 미중이 대립상태로 바뀌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아직까지 미국의 안보공약은 확고해 보이지만 먼저 중국과 협력관계가 틀어질 공산이 크다. 3개월 연속 적자를 보이는 대중(對中) 무역수지가 이걸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일본은 몇 년전 우리에게 반도체 관련 필수 물품의 금수(禁輸)를 하는 등 했는데, 경제면에서도 협력해줄 것 같지 않고, 정치나 군사면에서는 분명히 긴장도를 높일 것이다.(방금 보도에서, 우리 해양조사선의 독도 주변 해역 조사에 대해 일본이 항의했단다. 남의 영토에다가 이런 엉터리 주장을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새 정부 들어 국방부는 우리 주적(主敵)이 북한이라고 발표했고, 북한도 우리를 주적으로 취급한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미국이 누군지 살펴보자. 미국이 1945년 일본군 무장해제를 위하여 소련에 한반도를 38도선으로 나누자고 제안하는 바람에 우리가 분단되었고, 그후 1950년에는 ‘애치슨 선언’을 하여 6.25 전쟁의 원인을 제공하였다.


앞으로도 그들이 우리를 계속 지지하고 지켜줄까? 트럼프는 주한 미군 철수를 검토해 보라 하거나, 주둔비 부담을 대폭 올리려고 하였다. 그들은 선진 기술은 제대로 이전해 주지 않으면서(6월 21일 발사된 우주선 ‘누리호’는 미국의 기술지원 거부로 러시아의 기술지원을 받았고, 잠수함은 독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았다), 원자력 잠수함은 협정을 핑게로 만들지 못하게 하고, F35A 전투기같은 고가 무기를 사라고 할 것이다.


이렇게 우리에게 진실한 친구는 보이지 않고, 역사적으로 우리를 침략했던 중국(중공)과 일본이 우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진퇴유곡(進退維谷)이나 사면초가(四面楚歌)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종전 대북정책이 옳다 그르다를 떠나 한번 생각해 보았다. 원래 핵보유국이던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하고나니, 러시아가 침략하는 걸 북한이 보았는데, 그들이 쉽게 핵무기를 포기할까? 그러면 우리도 핵무장하고(그러면 일본도 핵무장을 할텐데), 동아시아가 모두 핵무기 들고 으르렁거려야 하나.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려면(통일은 포기하고 영원히 갈라져 산다 해도 말이다), 지금의 강대강(强對强)은 도무지 해결책이 되기 어렵지 않을까. 자칫하면 우크라이나처럼 우리가 사는 곳이 전장(戰場, battlefield)이 되어 주변 4개국의 재고 무기나 신무기 시험장으로 만들지 모른다. 전쟁 후에는 우리는 영원히 현재 상태로 돌아오지 못한다. 주변 나라들은 모두 `좋은 구경 났네` 하며 있을 거다.


주변 4개국은 손해볼 일이 별로 없으니 그대로 세월이나 보내라고 할 거다. (나중 역사책에서 이상한 나라(?) 사람들이 동족상잔(同族相殘)의 전쟁을 하더니 유럽의 백년전쟁보다 긴 기간 동안 으르렁댔다). 그런데 이 상태를 유지하며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라. 미국은 아시아에 영향을 유지하려면 교두보가 필요한데, 분단된 한국이 주둔지도 대주고, 주둔비용까지 부담하면서 비싼 무기를 사니 좋고, 일본은 군국주의 재무장을 하니 좋고, 중국은 우리의 분단상태가 유지되기를 바라고, 러시아가 별 관심이 없는데, 우리가 어떻게 그들 4개국에 관련된 지금의 정책을 계속할 수 있나?



중국을 배제한 안미경세(安美經世)가 가능한가


우리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1/4을 넘는데 앞으로도 계속될까? 올 가을이라도 시진핑의 재집권이 결정되면, 그들이 가만히 있을까? 그동안 우리의 미국 쪽 치우침에 대해 그들이 어떤 조치(그들은 우리와 단절을 선언할 지 모른다.)을 하려 들지 않을까. 왜냐면 우리가 스페인에서 먼저 그런 의사를 발표하지 않았나.


대응책으로 ‘안보는 미국, 경제는 세계’라는 안미경세(安美經世)나, 또는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어 안보와 경제를 모두 미국에 의존하는 안경미국(安經美國)이 가능한가.


지금 4개월째 지속되는 무역수지 적자, 주가·환율·금리·물가 등의 혼란에는 세계 경제 전체의 구조적 영향도 있지만, 우리의 미래와 관련, 외국 투자자들이 ‘안미경세(安美經世)’는 실현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데서 비롯된다고 생각이 들지 않는가.


이것이 우리의 국제관계, 지정학과 지경학이다. 현실부터 직시해야 한다.



남북관계에서 주변 4개국(미일중러)을 배제하자


7월 22일 발행한 자료「남북통일을 다시 생각한다 2」에서 나는 주변 4개국을 배제한 국제연합(UN)에 통일과제를 의뢰하자고 제안하였다. 가장 현실적 방법이 이것으로 보여 여기에 다시 옮겨 적는다.


- 북한 지도층과 북한 주민을 구분한다. 북한에 평화 위협요인이 있으면 이를 적극 억제한다(어쩔 수 없이 선제공격하는 경우도 있겠다).


- 북한을 정상 국가, 보통 시민으로 만드는 데까지 많은 시간과 상당한 재원이 들 것이다. 재원은 대한민국이 주도적으로 마련하지만, 4개국 등 국제적 지원도 요구하자 (긴장완화로 절감되는 국방비, DMZ지역 생태공원화, 북한 지역의 희귀광물 등으로 상당한 재원 조성이 가능할 것이다).


- 1945년 광복 후 UN은 대한민국을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하였다. 북핵문제에 대한 전제로 대한민국과 주변 4개국이 절대로 북한을 침략하지 않겠다고 국제적으로 선언한다.


- 대한민국과 주변 국가의 위험이 없어졌으니 북한으로하여금 스스로 핵무기를 폐기하게 한다.


- 남북 이산가족 등 인도적 과제부터 최우선으로 해결한다.


- 북한 지역의 장래는 그 지역 주민이 자결 원칙 아래 결정한다.(동독의 예)


- 4개국(미일중러)을 제외한 국제연합(UN)에서 이 과제를 관리한다.



‘안세경세(安世經世)’ : 안보와 경제를 세계와 함께


새 정부의 ‘안미경세’란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렇다면 내가 주장하는 말은 바로 ‘안세경세(安世經世)’다. 안보도 미국이 아니라 세계에, 경제도 세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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