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경세(安世經世) : 안보와 경제를 세계와 함께

by 신윤수

나는 8월 1일 발간 자료에서 국제연합(UN)에 우리의 「통일과 평화」 과제를 의뢰하자고 제안하면서 ‘안세경세(안보와 경제를 세계와 함께)’를 주장하였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안세경세(安世經世)’ : 안보와 경제를 세계와 함께


1. 북한 지도층과 북한 주민을 구분한다. 북한에 평화 위협요인이 있으면 이를 적극 억제한다(어쩔 수 없이 선제공격하는 경우도 있겠다).


2. 북한을 정상 국가, 보통 시민으로 만드는 데까지 많은 시간과 상당한 재원이 들 것이다. 대한민국이 주도하여 재원을 마련하지만, 주변 4개국 등 국제적 지원도 요구하자 (긴장완화로 절감되는 국방비, DMZ지역 생태공원화, 북한 지역의 희귀광물 등으로 상당한 재원 조성이 가능할 것이다).


3. 1945년 광복 후 UN은 대한민국을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하였다. 북핵문제에 대한 전제로 전 세계에 ‘대한민국과 주변 4개국은 절대로 북한을 침략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4. 북한으로 하여금 (대한민국과 주변 국가의 위험이 없어졌으니) 스스로 핵무기를 폐기하게 한다.


5. 남북문제에서 이산가족 등 인도적 과제부터 우선 해결한다.


6. 북한의 장래는 그 지역 주민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한다.(자결원칙)


7. 국제연합(UN)이 과제를 관리한다.(주변 4개국(미일중러)을 제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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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4개국과 ‘경쟁하는 고래’


19세기 말과 21세기 초인 지금 상황이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보통 주변 4개국(보통 ‘주변 4강’ 또는 ‘주변 4대국’이라 표현하지만, 나는 우리의 힘도 커졌으므로 ‘주변 4개국’)으로 쓰려한다.


우리는 지금 전 세계에서 경제력 10위, 국방력 6위의 나라가 되었다. 예전에 약소국이었지만 20세기 말에는 중견국, 지금은 선진국으로 바뀌었다.


예전 속담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약한 자(새우)는 강한 존재(고래)들이 싸우는데 끼어 눈치 보면서 근근이 산다는 뜻일 터이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가 그동안 어떻게 바뀌어있는지 제대로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이제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가 아니라 ‘같이 싸우고, 경쟁하는 고래’라는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고래가 자주 등장하는데 바로 우리가 고래라는 걸 잊고 있다.



주변 4개국을 활용하자


19세기 말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늘 힘없는 약소국으로 주변 나라들에 이용당해왔다.(최근 이르러 우리 국력이 강해지면서 그 정도가 줄어들고 있지만). 그동안 우리를 둘러싸고 벌어진 전쟁들, 청일전쟁(1894~5년), 러일전쟁(1904~5년)과 한국전쟁(1950~53년)이 바로 그것이다.


이와 관련, 현재 상황을 제대로 알고, 올바로 대응하자고 주장하려 한다.


김희교의 『짱개주의의 탄생』(보리, 2022.4)에서 한 구절(591쪽)을 그대로 옮긴다. 중요한 시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신식민주의 권력이 쇠퇴하고 중국이 조공체제의 부활을 꿈꾸기에 아직 이른 시기인 지금이 바로 우리에게는 기회의 시간이다. 미국의 권력을 제어하는데 중국의 꿈을 활용하고, 중국이 지역패권을 차지할 가능성을 제거하는데 동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가치를 이용한다면, 우리가 100년 동안 꿈꿔 왔던 진정한 의미의 독립을 이룰 가능성이 충분하다.

우리에게는 그럴 힘이 없다고 생각하는 식민주의자들이 있다. 그들은 미국이나 중국에 빌붙어 사는 것이 우리의 숙명이라고 말한다. 분단된 땅덩어리에 갇혀서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엔리케 두셀이 말하는 식민주의적 ‘은폐’이자 생활세계의 식민화이다. 지금은 그런 식민주의의 토대가 무너지는 시기이다. 시대에 걸맞은 세계관을 가져야 할 때이다.’


위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지금은 일본과 러시아도 활용할 수 있는 시기라고 본다. 일본에서는 7월 10일 참의원 선거에서 ‘평화헌법’ 개정 세력이 개헌선인 2/3의 의석을 확보하였다. 그들은 앞으로 국내외 상황을 노려 군국의 길로 가려한다. 러시아는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에 빠져 있다. 주변 4개국의 영향력을 배제하고, 그들의 경쟁상태를 활용할 수 있는 지금이 우리가 ‘세계 경제력 10위, 국방력 6위인 국가’로 당당하게 우리 자존(진정한 독립과 통일)을 선언할 시간이다.


동아시아, 세계 평화를 위해서도 남북 평화와 통일로 가는 대한국(大韓國) 지정학,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는 우리 지정학(K-지정학)이 필요하다.



중국·대만(양안관계)과 남북한 관계의 시사점


8월 2~3일 미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동아시아에 화약 내음이 가득하다. 중국은 대만 주위에 미사일과 로켓을 발사하였다. 다음에는 중국·대만 관계(이걸 양안(兩岸) 관계, 즉 바다의 양쪽 해변이라는 뜻이다)와 우리 남북관계가 본질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려 한다.


- 중국·대만의 양안(兩岸) 관계


대만이 중국 대륙과 관련을 가진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대만은 오랫동안 대륙에서 떨어져 살고 있었다. 예전에는 네덜란드가 잠깐 지배하기까지 완전히 대륙 등 다른곳과 분리되어 살아왔고, 약 2백년 정도 청나라가 지배하다가, 1895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 식민지였고(1894~5년, 청일전쟁 패배 후 청나라가 일본에 떼 주었다), 1949년 국공(國共)내전에서 패배한 장개석의 국민당이 대만으로 쫓겨 들어와 현재처럼 되었다. 지금도 대륙 이주민 비율은 15% 정도이고 85%는 원래부터 대만 섬에 살아온 사람이다(원래 본토인은 2%정도).

한편, 중국(중공)이 주장하는 일국양제(한 나라에 두 체제)는 말은 근사해 보여도, 홍콩에서 보듯이 중국(중공)이 이걸 제대로 지킬 의사가 없어 보이니, 대륙과 달리 거의 독립적으로 살아온 대만 입장에서는 제국주의적 간섭이고, 침략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여기다 미국의 이중적 태도를 보자, 겉으로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 하면서, 양안의 평화(다른 말로는 대만의 독립)도 유지하자는 주장, 어찌 보면 말이 되지 않는 정책을 이야기하는데, 즉 대만을 중국 포위 전략의 일환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 남북한 관계


남북한은 고려가 건국된 918년부터 1945년 일제강점기가 끝나기까지 1천년 이상 하나로 살아왔다. 언어, 역사, 문화가 같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직전, 일본과 불가침조약(1941.4) 중이던 소련이 히로시마 원폭 투하(8월 6일) 후 8월 8일 대일 선전포고를 하더니(일본은 8월 15일 무조건 항복선언을 하였다), 미군은 만주 쪽에서 밀어닥치는 소련군에게 38도선을 경계로 한반도를 나누어 일본군 무장해제를 하기로 하였다. 이로서 원래 전범국(戰犯國)으로 분리되어야 할 일본 대신 우리가 분단되었다.


미국은 전범국인 독일의 통일(1990년)을 적극 지지하면서(이때 주변국, 특히 영국과 폴란드의 반대가 심했다), 남북한 평화와 통일문제에 대해서는 미온적 태도를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종전(終戰) 주장에 대해 미국 의회가 압도적 다수로 부결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들은 한반도의 분단이 자기들 세계전략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중국(중공)을 봉쇄하는 전략에 우리를 끼워 놓자는 것이다.



‘안세경세(安世經世)’ : 안보와 경제를 모두 세계와 함께


세계 각국의 여권 통용력을 비교한 여권파워지수(global passport index)가 있다. 2022년에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가 세계 2위로서, 한국 여권으로 비자 없이 갈 수 있는 나라가 192개국이라고 한다.(Henley Passport Index)


1위가 싱가포르, 일본이고, 2위가 한국과 독일, 3위가 핀란드, 이탈리아 등이고, 미국과 영국이 6위라고 한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국제적 활동이 가능한 나라인 것이 분명하다.


지금 우리는 전 세계를 상대로 여행, 통상과 각종 교류를 하고 있다. 지금이 19세기 말이고 청일전쟁, 러일전쟁 시기라면 어떨까? 만일 그때 여권지수가 있었다면 우리는 거의 끄트머리에 있지 않았을까.


새 정부는 종전의 ‘안미경중(安美經中)’에서 ‘안미경세(安美經世)’로 바꾼다고 한다.(7월 26일 총리가 국회에서 언급). 안보는 종전과 같이 미국과, 경제는 중국도 포함한 세계와 의론한다는 전략이다. 그런데 중국(중공)이 이것에 동의할까? 우리쪽에서 그들을 배제하고 견딜 수 있을까?


그보다도 도대체 우리가 안보문제는 미국과 의론하면서, 다른 나라와는 의론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6.25전쟁에서 미국이 우리를 위해 싸운 혈맹인 것은 분명하지만, 세계를 상대로 여행, 통상하거나 각종 교류를 하는 우리가 왜 미국과만 안보를 논의해야 할까?


나는 북한과 주변 4개국 등 5개 중 우리가 친구와 적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5개 모두가 친구라고 인정할 필요가 있다(특히 북한은 헌법 상 우리 영토이고, 우리 국민이다). 우리의 평화와 통일과제를 지금껏 반대하거나 미온적으로 대해 온 주변 4개국에서 떠어내자. 이것을 주변 4개국을 제외한 전 세계(이 과제는 국제연합(UN)에 의뢰하는 것이 적당하다)에 의뢰하자.


그런 점에서 나는 ‘안보와 경제를 모두 세계와 함께라는 ‘안세경세(安世經世)’를 주장한다. 먼저 우리와 북한이 싸우지 않겠다는 종전선언(불가침 선언)을 하고, 다른 나라와도 침략전쟁을 하지 않을 터인데 무엇 때문에 ‘안보는 미국’이라는 족쇄를 차느냐 말이다.


다만, 우리의 국방력은 계속 강화되어야 한다. 힘이 뒷받침되지 않은 나라의 주장은 공허하기 때문이다. 스위스, 스웨덴 등의 예를 보더라도 그들이 중립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 국방력, 무장중립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가 주변 나라를 적대시하지 않더라도 평화를 유지의 담보와 억지력으로 징병제(나는 여성징병제도 주장한다), 항공모함 및 원자력잠수함 건조, KF21 고도화(스텔스 화) 등이 필요하다.


새 정부의 ‘안미경세(安美經世)’는 실현할 수 없는 과제다. 앞으로 경제 뿐 아니라 안보 과제(평화와 통일)도 세계를 상대로 다루자는 것이다.



우리 헌법에는 ‘평화의 지정학’이 규정되어 있다.


헌법에는 우리가 평화통일을 지향하고 있고, 세계평화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하는 원칙이 천명되어 있다. 관련 조문을 적어본다.


헌법 전문 :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제4조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

제5조 제1항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

제66조 제3항 대통령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진다.



‘전쟁의 지정학’이 아니라 ‘평화의 지정학’


지정학 분야의 고전으로 스파이크먼의 『평화의 지정학(The Geography of the Peace)』(섬앤섬, 2019)이 있다. 이 책은 미국 세계전략의 출발점이자 미중패권경쟁의 미래를 이해하는 열쇠라고 알려져 있다. 이 책의 제목이 ‘평화의 지정학’이다. 그런데 세계는 요즘 평화가 아니라 전쟁 쪽으로 분위기가 옮겨가고 있다.


지금 <평화의 지정학>이 아니라 <전쟁의 지정학> 쪽으로 가는가? 앞으로 그 원인을 찾아보려 한다. 유럽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함께 서방이 다시 재무장하면서 그동안 관심이 없던 독일까지 재무장을 시작했다. 러시아와 독일의 침략을 받은 적이 있던 폴란드가 재무장을 하면서 우리로부터 K2전차, K9자주포, FA50공격기 등을 대량 주문했다는데, 우리 무기를 파는 게 나쁘진 않지만 세계가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나는 어떤 경우에도 우리 사는 곳이 다시 전쟁터(battlefield)가 되어서는 안 되며, 실현 가능한 방안도 제시하였다. 우크라이나에서 안타까운 것이 전쟁이 끝나더라도 우크라이나가 예전 모습을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고, 예전으로 돌아간다면 얼마나 걸릴지 걱정이다.


우리가 동아시아, 전 세계에 ‘평화의 지정학’을 선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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