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돌의 시에세이 - 행선(行禪) 편 -
강원도 인제의 점봉산(1424미터)은 한계령을 사이에 두고 설악산 대청봉(1708미터)과 마주 보는 산이다. 이 산은 설악산국립공원 중에서 남설악을 이룬다.
근처에 유명한 곰배령이 있다. 이곳은 출입제한구역이라 하루 산행 인원이 제한되는데, 내가 2018년 가을에 갔던 점봉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아예 생태계 복원지구로 출입이 금지된 곳이었다.
아래는 산행을 마치고 산문시 형식으로 적어본 구절이다. 제목을 ‘점봉산에서 길을 잃다’로 해 놓았다가, 거의 4년 만에 읽어 보니 ‘그리운 점봉산’이 더 나을 듯싶다. 왜냐 하면 다시 가고 싶으니까.
그리운 점봉산
산은 등뼈와 핏줄을 가졌다. 산은 나무와 꽃과 벌과 나비와 간간이 사람과 짐승과 새와 들을 가지고 있었다. 2026년까지 출입이 금지된 곳 점봉산에 갔다. 공식적으로는 길을 잃어서 우연히 들어갔다. 우람한 바위마다 많은 사람의 기억과 애환과 미련이 남아 있는데 나는 그저 지나기로 하였다. 다시 그곳에 갈 수 있을까. 아름다운 점봉산에서 다시 한번 길을 잃을 수 있을까. (2018 가을)
‘그리운 점봉산’으로 바꿔보니 유명한 가곡 ‘그리운 금강산’이 연상된다. 사실 지도를 보면 금강산과 점봉산이 그리 멀지도 않다.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고민이 생겼다. 나는 시와 에세이를 융합한 형태의 글(이걸 <시에세이>라고 부른다)을 쓰려하는데 여기에 사진이나 이미지를 첨부할지 여부에 대한 문제다. 요즈음 스마트폰, 인터넷에 사진 이미지가 넘치고, 아예 저작권에 대한 고민 없이 무료로 이미지를 사용할 수 있는 사이트도 많다. 스마트폰, 인터넷 검색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을 굳이 여기다 퍼나르는 게 좋은지 어떤지 모르겠다.
요즈음 글들을 보면, 쉽게 얻을 수 있는 사진이나 이미지를 붙여 놓아 글은 길어지고 별로 감흥도 없는 게 아닌지.
글은 글대로 따로 감상하는 게 어떨까. 이것이 글을 더 맛깔나게 하지 않을까. 물론 자신이 직접 찍거나 만든 것으로 남에게 알리고 싶은 특별한 것이라면 몰라도 말이다.
요즈음 여러 장르가 융합되는 시대에, ‘글은 글대로’ 따로 읽자는 주장(?)이 시대에 맞지 않은 발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