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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H형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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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Mar 06. 2023

우리는 총선 포퓰리즘이라는 적을 만났다

H형! 내년 4월에 총선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처럼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왜 거기 신경을 써야 하는지 모르겠소.      


작년까지 매년 대통령, 지방선거, 서울 및 부산 시장 보궐선거 등으로 시끄럽더니, 이제는 1년 남은 국회의원 선거에 초점이 맞춰지는 모양이요.       


우리나라는 선거가 사생결단이 되어 모든 게 거기 집중되는 병폐가 있어요. 선거가 민주주의의 축제가 아니라 전쟁이고, 그때까지 정치가 모든 걸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되어 버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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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제1의 민주주의는 어디로     


우리나라가 아시아 제1의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였는데, 갑자기 일본보다 뒤지게 되었다고 해요.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하는 ‘민주주의 지수’라는 게 있어요. 우리는 2020년부터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가 되었고, 21년에는 16위로 오르고, 그동안 늘 일본보다 앞선 아시아 제1의 민주주의였는데, 22년에는 8계단 떨어져 24위가 되었다고 합디다(일본이 16위로 우리를 역전하였소).     


이게 다 정치ㄴ지 뎡치ㄴ지를 엘리트 아닌 ‘이리떼’들이 하며 생긴 현상이 분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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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에는 1호 당원이 있다(?)     


신문에서 보니,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1호당원’(?)이 참석한다고 합니다. 이게 뭐지? 1호 당원이 ‘윤 대통령’이라고?     


한달 전 연합뉴스에서 본 문장과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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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安 엄중경고 요청…대통령실 "1호당원 의견개진 당연"

송고시간2023-02-06 09:22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통령은 당의 중요한 1호 당원"이라며 "당무에 관한 의사 결정 시스템에서 당이 대통령 의견을 듣고 대통령이 당에 의견을 개진할 책임과 권리가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당에 대한 권한 행사는 당무 개입이 아니다"라며 "당원으로서 아닌 것은 아니라고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는 여기서 북한의 노동당, 그리고 백두혈통 어쩌구 김정은이 연상되는데 참 어이없네요.     


어느 정당 소속이던지 대통령은 당선되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정치를 해야지, 어느 정당 소속이라며 거기에 참석하고 정당정치에 개입한다고? 예전에는 대통령이 정당을 탈퇴하기도 했는데?     


참석하는 거야 그렇다 하고, 그런데 도대체 정당의 당원 관리가 어떤 모습이길래 정당 활동을 했더라도 2년도 되지 않았을 텐데 그가 ‘1호 당원’이라니?     


우리가 군에 가면 군번을 받지 않소? 군번줄을 항상 지니지요. 입대 날짜와 장교, 부사관, 병사로 나누어 한번 받으면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 번호가 군번인데, 정당은 1호 당원이 수시로 바뀌나? 대통령이 1호 당원이라니 말이요?     


21세기에 이게 민주주의(?)를 하는 정당이 맞나 모르겠소. 거기에 권위주의가 그대로 있으니 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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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적을 만났다      


우리나라는 내년 4월 총선이 끝날 때까지 모든 이슈가 숨어서 그 사이 나라가 망할까보아 걱정이요.     

지금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등이 있는데, 이들 중 어떤 게 민주 정당인지 나는 잘 모르겠소. 요즘 더불어명주당(명당)’ ‘윤민의힘(윤당)’ 그리고 정 의 당으로 되어 버린 것 같은데 말이요.     


미국 풍자만화가 월트 켈리(Walt Kelly, 1913-1973)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해요.     

“우리는 적을 만났다. 그 적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미국 외교의 대전략』(스티븐 M. 월트)의 표지 앞 삽입글     


손자병법에서도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고 했는데, 현재 급변하는 국제 환경에서 우리가 어디 있는지도 제대로 모르는 것 같아 걱정이 크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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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포퓰리즘으로 나라 망친다     


우리는 미중(美中) 사이의 갈등 속에 군비를 확장하는 중국과 북한 미사일 등을 핑계로 국방비를 배로 올리고 군국(軍國)의 길로 달리는 일본 사이에 껴 있어요.     


대만은 중국의 위협에 맞서 의무병사의 복무기간을 4개월에서 12개월로 3배 늘리고, 여성 예비군도 훈련시키는데, 현 정부는 선제타격이나 핵 개발 시사 등 긴장이 커진 상황에서도 전에 대통령의 결정으로 병역법상 24개월을 18개월로 줄여 놓은 복무기간을 그대로 두고 있어.(병역법 제19조)     


공약사항이라며 군에 의무복무하는 병사 봉급을 200만원까지 올린다는 바람에 젊은이들이 복무기간이 긴 장교나 부사관 지원을 하지 않아 충원문제가 있고, 장교·부사관의 봉급도 올려주어야 하는 문제도 생겼어요.     


당장 우리의 생명선인 바닷길을 지키려면 해군력 증강이 필요한데, 여기에 써야 할 예산을 병사들의 표를 얻고자 봉급  인상에 쓴다는 총선 포퓰리즘이 바로 나라를 망치는 길 아니요?     


공교롭게도 국민의힘 1호당원이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모두 군에 가지 않았고(못했고), 이 부분 발언권이 제약되어 있어 문제지요.     


나는 당장 여야가 합의하여 1번으로 국방·재정여건상 병사들 봉급 추가인상은 어렵고, 이 돈을 중형 항공모함, 핵잠수함, KF21N 개발에 쓰겠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가 대만처럼 복무기간 연장도, 중국이나 일본처럼 군비확장도 제대로 하지 않은채 총선 블랙홀에 빠져있는 걸 생각하면 기가 막혀 새벽잠을 설친다오.     


다음에는 좀 즐거운 글을 쓰고 싶은데,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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