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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Jun 07. 2023

유엔 안보리 이사국 진출을 대외관계 혁신의 계기로

우리나라가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다시 선출되었다. 이번이 3번째로 11년 만인데,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 단독 출마했지만 192개 회원국 중 180개국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단독 후보로 나온 나라가 4개국인데, 가이아나 191, 시에라리온 188, 알제리 184보다 우리가 적게 받았다. (작년에는 일본이 6년 만에 12번째로 이사국이 되는데 184개국이 찬성하였다.) 이것은 이 정부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문제, 대만 문제 등에서 우리가 미국 서방 쪽을 노골적으로 편든 탓으로 보인다.       


작년 10월 유엔 인권 이사국 진출에 실패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있어 내심 걱정했는데, 그래도 잘되었다. 


* 작년 10월 11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대한민국은 방글라데시, 베트남 등에 밀려 아시아에서 출마한 6개국(4위까지 이사국 선출) 중 5위 123표를 얻어 탈락하였다. (뒤에 관련된 읽을거리를 붙여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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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이사국을 계기 삼아     


우리가 2024~5년의 2년간 이사국으로 활동하는데, 안보리는 15개 이사국 중 상임이사국(미,중,영,불,러) 중 하나라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부결되는 한계가 있지만, 북한 핵문제 등 당면 과제에 대해 우리가 직접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시간을 잘 활용하자. 이 시간이 북한과 평화체제 구축, 핵폐기 유도 등 관계를 새롭게 다지고,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우리는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 때문에 1991년에 유엔에 가입하였다. 종전 안보리 이사국이던 11년 전에 비해 우리 국력이 커진 만큼 국제사회에서 제대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연합뉴스에서, 황준국 유엔대사가 “美日뿐 아니라 中러와도 협력하겠다”고 하던데 좋은 생각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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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인가 아니면 실패인가?     


192개 회원국 중 180표를 얻었다는데, 우리를 거부한 12개 나라가 마음에 걸린다. 우리가 한쪽에 치우친 행보를 한다고 본 게 아닐까? 우리나라는 세계 여권순위 2위인 나라다.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다.     


세계 여권 순위       


엔데믹 시대를 맞이하며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이들이 많다. 여행을 떠나기 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이 바로 비자이다.     


'여권 파워'(Passport Power)라는 말이 있다. 국력에 따라 무비자 또는 도착비자로 방문할 수 있는 국가의 수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여권 파워, 다시 말해 사전에 비자를 받지 않고 갈 수 있는 나라는 몇 곳이나 될까?     


헨리여권지수(Henley passport index, HPI)는 영국의 국제교류 자문업체 헨리앤드파트너스(Henley & Partners)가 글로벌 여행 정보 데이터베이스 IATA(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의 자료를 분석해 여권 소지자가 사전에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는 나라가 얼마나 되는지 합산한 순위이다.     


헨리여권지수는 199개 국가를 대상으로 비자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 1점을 더하는 방식으로 순위를 정하는데, 총점은 비자가 필요하지 않은 국가(여행지)의 수와 같다.     


헨리여권지수 글로벌 랭킹(Q1 2023)에 따르면 세계 여권 파워 순위 1위는 싱가포르와 일본이 차지했다. 총점 193점으로 다시 말해 193개 국가를 사전에 비자 없이 여행할 수 있다. 2위는 한국으로 192점, 모두 192개국을 무비자 또는 도착비자로 여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다른 나라들 : 독일 191, 영국 프랑스 188, 미국 187, 중국 81, 북한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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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경세(安世經世)의 계기     


11년 만의 안보리 진출을 계기로, 우리는 미국 일본 서방 중시의 외교정책을 바꾸어야 한다. 지난번 인권이사국 진출은 실패했고, 이번 안보리 이사국에는 단독 출마했는데도 우리를 지지하지 않은 나라가 12개나 되니 썩 좋지 않다.     


앞으로 우리 외교정책은      

1. 중국-대만 문제, 러시아-우크라이나 문제 등에 중립을 지킨다.

2. 세계평화에 적극 노력한다. 유엔평화유지군 참가 등

3. 미국 일본 서방에 대해 사안에 따라 노(No)라고 말한다.     


국방·외교와 경제·교역에서 세계를 상대하자는 것이다. 이 정부 들어 15개월째 무역수지가 적자를 보이는데, 현재처럼 중국과 러시아와 척지는 정책으로는 무역의존도 70%인 나라가 살아가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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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평화체제 전환의 시간으로      


북한은 그동안 미사일 발사 금지 등 안보리 결의에 반대해 왔다. 우리가 이사국으로 참가하는 회의에 북한이 어떻게 나올까 궁금하다.     


이번 안보리 진출을 북한과 대화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계기로 삼자. 유엔 차원에서 잘 만들어 북한을 설득하자는 것이다(가급적 북한의 입장도 고려하자).     


북한은 우리의 2~3%의 경제력을 가졌다. 현재 핵무기를 가졌다고 허장성세를 부리지만, 식량도 전기도 없는 곤궁한 상태에 있는 것을 전 세계 모두가 알고 있다.     


우리가 소득의 1%만 북한에 지원하더라도 그들의 생활수준이 33~50%나 올라가는  효과를 가져온다. 남북 사이에 평화체제가 구축되고, 전쟁위험이 없어져 국방비가 준다면 이게 오히려 나을 수 있다.     


1990년 독일 통일 후 매년 서독 지역의 소득에서 2% 수준이 동독 지역에 지원되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전후 복구사업보다 만일 북한이 개방되면, 이에 따른 각종 사업들이 우리에게 더 매력적이다. 여기에는 같은 민족을 돕는다는 자부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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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거리)     


1. 황준국 유엔대사 "안보리서 美日뿐 아니라 러와도 협력" (연합뉴스)

강건택입력 2023. 6. 7. 02:26     


"한미일 안보리 동반 이사국은 의미 있어…한국의 위상 높일 것"

안보리 선출 직후 소감 밝히는 황준국 주유엔대사 (뉴욕=연합뉴스)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황준국 주유엔대사는 6일(현지시간) 한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진출이 확정된 뒤 "안보리에서 미국과 일본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와도 계속 소통하면서 협력의 폭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2024∼2025년 임기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선거를 마친 뒤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우리가 안보리에 들어간다고 해서 중국이나 러시아가 갑자기 입장을 바꾸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갑자기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이같이 노력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북핵 문제의 당사자로서 내년부터 안보리에서 미국, 일본과 손발을 맞추게 된 황 대사는 "1996년 이후 처음으로 한미일 3국이 동시에 안보리 이사국이 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과거와 달리 동북아 국제 정세에서 갈등과 대립이 심해졌다. 3국이 같이 안보리에서 북한 문제를 직접 다룬다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라고 기대했다.     


11년 만의 안보리 재입성을 이뤄낸 소감으로는 "많은 회원국의 지지를 받아 안보리에 진출하게 된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며 "안보리 활동을 통해 우리나라의 국제 위상을 더 높이고 우리 외교의 지평을 확실히 넓히는 데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투표에서 180표를 획득한 데 대해선 "우리가 현재 여건에서 최대한 받을 수 있는 것이 180표 정도였고, 우리가 이걸 목표로 해서 뛰었다"면서 "본부에서 각국 정부를 상대로 많은 교섭을 했고 모든 공관망을 총동원해서 노력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황 대사는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금의 국제사회는 전례 없는 불확실성 속에서 매우 복잡하고 복합적인 안보 도전의 측면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 구체적인 사례로 미중 관계 악화를 언급하면서 "보편적 가치와 유엔 헌장의 원칙에 기반을 둔 외교, 개도국과의 협력 확대를 통해 세계 평화와 자유,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유엔에서 하나의 모델 국가로 되어 있다"면서 "안보리 이사국 활동이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의 비전을 본격적으로 펼쳐나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일익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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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유엔인권이사국 연임 실패... ‘정부 인권·정부 전략’ 합작품 (조선일보)     


방글라데시·몰디브에 밀려 낙선,  뉴욕=정시행 특파원, 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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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2022년 10월 11일(현지 시각) 오전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서 치러진 이사국 선거에서 총 123표를 얻었다. 아시아·태평양 그룹에 할당된 임기 3년의 이사국 자리 4개를 놓고 6개국이 경쟁한 가운데 방글라데시(160표), 몰디브(154표), 베트남(145표), 키르기스스탄(126표)에 뒤져 5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2006년 초대 이사국으로 선출된 이래 가장 최근인 2020~2022년까지 다섯 차례 이사국을 수임(受任)했다. 3연임이 불가능하다는 규정을 감안하면 줄곧 선거에 나가 당선된 것인데 이번에 처음 낙선하게 된 셈이다. 주유엔대표부 측은 본지에 “선거 전 구두·서면으로 한국 지지 의사를 밝힌 나라가 140여국에 달해 당선을 자신했는데 십수표가 이탈했다”며 “낙선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유엔인권이사회는 유엔의 3대 핵심 기구 중 하나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인권 유린 문제를 규탄하고, 중국 신장 내 소수민족에 대한 반인도적 범죄 혐의 관련 토론을 요구하는 등 국제 여론을 선도하는 상징성이 큰 조직이기도 하다.      


외교가에서는 유엔 정규예산 분담금 기여도 세계 9위인 한국이 ‘인권 후진국’들에 줄줄이 밀려 낙선한 이번 선거 결과를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이 국제사회 내 위상에 맞는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글로벌 중추 국가’ 구상에도 빨간불이 들어오게 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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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봉재산 30」은 정치·사회 현상에 대해, 어느 지공선사(地空善士, 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사람, 가끔은 指空禪師)가 쓰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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