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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Jun 20. 2023

그 나라 이야기 8

국가교육위원회 두고 당정협의가 정하면 위법?

그 나라에 큰일이 생겼다. 어제 밤 뉴스를 보면서 기가 막혔다.      


당정협의에서 금년 수능시험방향을 결정한다고? 대통령이 입시 전문가라고? 그가  사시를 9수했다던가(?) 해서 그러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대입 관련 수사(조국 등)를 잘해서 입시전문가라고? 교육부장관도 그에게 한 수 배운다나.      


미국과 중국이 갑자기 고위급 회담, 디커플링(decoupling)에서 디리스킹(derisking) 등 대화로 바꾸었는데, 한미일 북중러 패가르기에 껴서 1년여 탈(脫) 중국을 해 온 그 나라는 어쩌나? 벌써 15개월째 계속되는 무역적자는 어쩌고?     


대통령이 프랑스에 가서 한글·한국어를 자랑하기는커녕, 영어로 PT한다고? 그가 영어를 잘하는 건 미국에서 보았지만, 프랑스는 자국어를 고집하는 나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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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협의가 교육정책을 정하는 건 위법     


대통령이나 정부여당이 국가교육위원회의 소관업무에 관여한 것은 현행 법률을 정면 위반한 것이다. 이 법의 1,2조만 여기 써 둔다.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약칭국가교육위원회법 )

[시행 2022. 7. 21.] [법률 제18298호, 2021. 7. 20., 제정]     


1(목적) 이 법은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여 교육정책이 사회적 합의에 기반하여 안정적이고 일관되게 추진되도록 함으로써 교육의 자주성ㆍ전문성 및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고 교육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2(국가교육위원회의 설치)      

①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교육비전, 중장기 정책 방향 및 교육제도 개선 등에 관한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의견 수렴ㆍ조정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대통령 소속으로 국가교육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한다)를 둔다.     

② 위원회는 그 소관에 속하는 업무를 독립하여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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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부 들어 작년에는 수십 년 전부터 있던 국가경찰위원회가 자문기관이다 어쩌고 하며 행정안전부에 경찰국을 설치하더니,      


이번에는 법률에 의해 설치된 국가교육위원회를 두고, 대통령이 한마디 하더니, 정부여당이 나서서 교육분야에 대한 어떤 결정을 하였다. 이른바 ‘킬러문항’ 없앤다고?      


그런데 이 법을 보면, 이 분야 국민의견수렴도 국가교육위원회가 하는데, 사회적 합의 절차도 없이 마구 정한다면 이게 법치국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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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백년대계 아니라 여반장(如反掌)     


교육 분야가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라며 사회적 합의를 위해 여야정당, 전문가,  학부모 등으로 설치한 기구를 두고, 이 법에 따르지 않고 방향을 정한다고?        


수능시험 5개월 앞서 교육부 담당국장을 바꾸고, 시험실시기관의 책임자가 사표를 냈다. 당장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의 당황한 모습이 보인다. 작년에는 5세 영아를 조기 입학시킨다나 어쩌고 하면서 이 분야를 들쑤시더니---        


이런 중요한 일에는 조심스럽고 신중한 절차가 필요한데, 느닷없이 한 마디한 대통령은 영어PT 한다며 비행기 타고 외국으로 떠나고, 정부여당이 나서 교육분야 정책을 손바닥 뒤집기로 고치는 나라, 이건 여반장(如反掌)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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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가면 프랑스법     


예전부터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말이 있다. 만일 누구라도 프랑스에 가면 프랑스법을 따르는 것이 생활이나 외교의 기본일 것이다.     


원래 영어, 프랑스어는 국제회의에서 같이 사용되지만 프랑스에서 열리는 회의에는  가급적 현지말 프랑스어를 쓰던지, 한글·한국어를 쓰고 영어, 프랑스어 등으로 통역하도록 하는 게 나은 게 아닐까? 우리 언어도 자랑할 겸 말이다.       


프랑스는 헌법 2조에 ‘공화국의 언어는 프랑스어. La langue de la République est le français.’라고 명시해 놓아 언어와 문화에 자부심이 강한 나라다. 프랑스어 전용법(투봉법)이 있어, 공문서·광고·계약 등에 의무적으로 프랑스어를 쓰게 하고, 그렇지 않으면 처벌하는 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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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킬러 문항이 뭐지?     


이번 기회에 교육을 킬(kill)하려는 모양이다. 이번 대학입학 수능시험에서 킬러 문항(?)을 뺀다고 한다, 킬러가 무언가? 교육분야에 어떤 암살자?가 있나 했다.      


주위에 수험생이 없으니 전혀 모르다가 킬러(Killer) 문항이 뭔가 이번에 알았다. 수험생이 풀기 어려운 초고난도 문제란다. 이것 때문에 과외 등 사교육이 늘었다고 보는 모양이다. 


과외 등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풀 수 있는 ‘쉬운 수능’이 바람직해 보이는데,     


1. 시험을 쉬운 문제로만 구성할 수 있을까?      


2. 공교육에서 사용되는 교과서가 과목별로 여러 권일 게 분명한데, 여기서 공통 부분만 출제해야 하나? 그걸 어떻게 찾지? 교과서를 모두 보아야 하나?      


3. 시험성적이 비슷하면 대학에서 어떻게 입시생의 실력을 가리지? 본고사를 부활해야 하나?     


4. 어떤 게 ‘킬러 문항’인지 누가 어떻게 판별하지?      


언뜻 보더라도 쉽지 않은 이야기가 분명한데, 이걸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차분하게 논의하지 않고 아무런 여론 수렴절차도 없이 얼렁뚱땅하니 어쩐다?      


그 나라는 이미 제2의 대한제국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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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나라 이야기』 는 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나이에도 이해되지 않는 이상한 나라 이야기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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