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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Jun 14. 2023

그 나라 이야기 7

100년 전 일본의 조선인 학살 /  중국 대사 쫓아내기

그 나라 대외관계 꼬락서니 2제, 요즘 기막힌 일들이 일어났다.      


1. 그동안 여러 차례 ‘100년 전 일본의 잔혹 행위’를 지적했는데, 드디어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 관동(關東) 대지진 시 조선인(한국인) 학살사건 기사가 실렸다.        


2. 중국 대사를 쫓아내려고 대통령과 장군들이 나섰다. 볼썽사납다. 차라리 외교상 기피인물(persona non grata)로 선언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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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관동대지진과 조선인 학살사건     


지금부터 꼭 100년 전인 1923년 9월 1일 일본 관동(關東) 지역에 대지진이 났다. 이때 일본 정부가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 “자경단(自警團)을 조직해서 색출해라” 등 유언비어를 유포하여 재일 조선인(한국인) 6천여 명이 죽은 사건이다. (1919년 3·1독립만세운동이 있은지 4년 후의 일이다)    


지난 4월 말 윤 대통령은 미국 방문에 앞서 WP와 인터뷰하면서 “100년 전 일로 일본이 무릎 꿇을 일 없다”고 했는데, 이때 그가 말한 ‘100년 전 일’이 무언가에 대한 관심이 일기도 했다.     


그런데 일본의 보수 일간지인 요미우리에 이런 기사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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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관동대지진 때 유언비어로 조선인 학살일본 언론 이례적 보도

중앙일보/ 입력 2023.06.14 00:01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일본 정부의 공식 보고서를 인용해 100년 전 간토(關東) 대지진 당시 유언비어로 조선인이 학살된 사실을 13일 보도했다. 보수 성향의 일본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가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금까지 조선인 학살을 부정해 온 일본 정부나 정치인들의 입장과는 배치되는 내용이어서 일본 사회에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관동대지진 후 시가지 모습)


요미우리는 이날 ‘간토 대지진의 교훈(5): 유언비어·폭력 한꺼번에 확산’이란 제목의 1면 연재 기사에서 일본 정부 중앙방재회의가 2008년에 정리한 보고서를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보고서에는 “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 ‘우물에 독을 탔다’는 등의 유언비어를 들은 사람들이 각지에서 자경단을 결성해 일본도나 낫 등으로 무장하고 재일 조선인을 무작위로 심문하고, 묶고, 폭행을 가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는 또 “간토 대지진의 사망·행방불명자 약 10만 명 중 1%에서 수%가 이러한 사안으로 (피살된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요미우리는 이 같은 100년 전 참상을 전하면서 현재도 일본의 각종 재난 현장에서 유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도 “외국인이 물자를 몽땅 빼돌려 피난소가 폐쇄됐다”는 식의 악의적인 유언비어가 인터넷상에 퍼지면서 외국인 혐오 정서가 일었다면서다. 그러면서 신문은 “100년 전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해마다 9월 1일 도쿄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공원에 있는 간토 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비 앞에서 열리는 추도식에 2017년부터 추도문을 보내지 않고 있다. 고이케 지사는 조선인 6000여 명이 학살당했다는 추도비의 내용이 부풀려졌다는 일본 우익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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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100년 전 일인데, 늦었지만 그래도 일본 언론이 나섰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나라는 정작, 그 나라 국민이 피해자인데도 지금껏 정부나 언론이 입을 꼭 봉하고 있는데 말이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공식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래야 두 나라의 관계가 정상화될 수 있다.     


그 나라와 일본 사이가 좋아졌다던데? 비행기 타고 왔다리 갔다리 하며 셔틀외교 중이라나 어쩌나, 관계가 좋아졌다는 게 맞나?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가 매일 보도되는데? 다 엉터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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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사 쫓아내기      


다음 이야기는 그 나라가 중국 대사를 쫓아내는 이야기다.     


그 나라 대통령이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모 외국 대사에 대해 뭐라 했다고 한다(非公開 회의라는데 내용을 공개하나?) 언론에 난 걸 보면     


- 윤 대통령 “싱하이밍, 한·중 우호태도 있는지 의심”

- 정부, 중국에 싱 대사 적절 조치 요구하였다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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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라에서는 예비역 장군들이 시위를 한다. 중국 대사관 앞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신문에 실린 걸 보니, 장군들이 피켓 들고 있던데(나도 장교 출신인데) 참 쪽 팔린다. 피켓 내용인즉,    


저는 대한민국의 장군이었습니다

- 우리는 중국의 속국이 아닙니다

- 중국대사의 주권침해 망언에 국민으로서 분노와 치욕을 느낍니다

- 중국에게 조아리는 **당은 어느 나라 정당입니까 등등     


예비역 장군들, 싱하이밍 규탄 시위(중앙일보 20230614)


기왕 피켓을 쓰려면, 반말로 해야지. 그리고 왜 자기 나라 정당더러 어느 나라 정당이냐고 묻는지? (그들이 어느 정당과 관련되나?)    


나는 대한민국 장군이다

- 우리는 중국의 속국이 아니다

- 분노와 치욕을 느낀다

- **당은 네 나라 정당이다 등등     


피켓 주어를 ‘저’로 하고, ‘--습니다’ ‘입니까’ ‘아닙니다’라며 동방예의지국의 공손한 말(공경어)로 쓴 피켓으로 항의의사 전달이 잘 되겠나? 상국(上國)에 호소하는 상소문 같던데, 필경 누군가 대신 써주었을 게 뻔한 걸 들고 시위하는 이들이 예전에 수만 명을 지휘하던 장군(?)이었다는 게 웃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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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국제법상 기피인물(persona non grata)로 선언하고, 그를 소환해 가라고 요구하는 게 떳떳하지 않나? 이로서 양국 관계가 파국을 맞이할 수 있지만, 국민들 덜 창피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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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나라 이야기』는 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나이에도 이해되지 않는 이상한 나라 이야기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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