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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H형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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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Nov 10. 2023

나는 무당(無黨), 중도라오

H형!


내게 정치성향을 묻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내가 정치사회분야 글이라고 끄덕대니까 묻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나는 무당파라고 했습니다. 

이걸 ‘중도성향 무당파’라고 하던가요.     


무당이라고? 굿하고 점보는 무당(巫堂)?

- 아니 그 무당이 아니라, 무당(無黨),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거요.     


그런데 좌요 우요? 진보요 보수요?

- 나는 중도(中道) 요. 우리나라에 진보 보수가 어디 있소. 언론이 편 가른 거지, 글구 노선이나 정책에 차이가 어디 있소?      


그러면서 나는 ‘갈대’라고 했지요, 생각하고 흔들리는 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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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보수진보가 있소     


어떤 책에 이런 글이 있더라고요.     


‘분단 이전, 원래 해방기 이념의 스펙트럼에서 극좌와 극우는 ‘한줌’에 불과했다. 1946년 여름 미군정청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나라 만들기’의 과제와 관련하여 자본주의 체제를 원한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14%(1,189명), 공산주의 체제 선호자가 7%(574명)였음에 비해 사회주의 체제를 바란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70%에 이르는 6,237명이었다고 한다. 이 시기의 대중은 ‘사회주의’를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사이의 제3이념으로 이해했던 듯하다. 이러한 통계는 이 시기 보수 우익 정당인 한민당조차 사민주의적 정책을 일부 표방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해준다.’

(김진우, 『대한민국의 설계자들』, 느티나무책방, 2017, 272쪽)       


아마 지금도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사람이 30~40% 되는 모양이오. 그러다 보니 ‘제3의당’ 어쩌고 가 계속되고, 무당 중도를 잡으려 하는 거겠죠.      


지금 ‘국민의힘’은 영남,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이라는 지역 기반이 다른 걸 빼고, 뭐가 다른지 정말 모르겠소. 언론이나 정치분석가들이 ‘국민의힘’에는 보수, ‘민주당’에는 진보라고 구분하던데, 그들이 어떻게 다른지 모른다는 거요.     


그저 한쪽은 다른 쪽에다가 ‘종북’이니 ‘좌파’니 어쩌고, 또 한쪽은 다른 쪽에 ‘친일’, ‘극우’니 어쩌고 주절대고 있습니다.     


‘제3의당’이 나오려면 빨리 나와야 될 것 같소. 이 당이 어떤 색인지, 어느 쪽에서 사람이  움직이는지 본색을  드러내야 비로소 이합집산이 시작되고, 아무 말 대잔치 선거철이 회오리칠 테니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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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선거철이 지나야     


우리 정치경제가 정상화되려면 선거가 빨리 지나가야 될 거요. 그전에 나오는 말은 선거전략이 분명하니 ‘메가 서울’인지 ‘메기 서울’인지부터, ‘공매도 금지’ 어쩌고 가 그렇지 않소?     


내 주위에 정치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잘 만나지도 않지만, 만나더라도 정치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오. 사실 묻지 않아도 생각을 아니까.     


우리 정당들의 정강이나 정책 차이가 무어죠? 지금 여당은 뜻에 맞지 않으면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야당이 의결하면 ‘거야의 폭주’니 ‘야당 독재’니 하는데 이건 회의체의  당연한 원칙, 다수결 아니요? 소수가 표결을 기피한 거지? 만약 여당이 다수라면 이건 뭐라 부르나요? ‘거여의 독재’라고 하려나?     


이렇게 되지 않도록 여야가 늘 서로 만나고 대화하고 협력해야 하는데, 서로 만남을 기피하는 나라, 한쪽은 의결하고, 한쪽은 거부권을 행사하는 이 나라 정치가 참 기막히지 않소.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당권을 지배하고 공천을 좌우할 사람과 친(親) 비(非) 반(反) 어쩌면서 정당 안에도 패 가르기가 되어 있으니---        


참 박병석 전 국회의장이 며칠 전 한 말이 이랬다오. 그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협치를 위해 어느 당도 과반이 되지 못하는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하던데 이게 바로 내가 주장하는 중선거구제가 아닐까 싶소.     


전국을 모두 2명 이상 뽑는 중선거구제로 나누고, 정당은 한 선거구에는 1명만 공천할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해서 헌법의 복수정당제를 살리자는 거요. 그렇게 하면 선거구마다 2개의 정치세력이 있고, 전국적으로도 어느 당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할 테니 말이요. 그러면 협치가 당연히 이루어질 겁니다.       


헌법 제8조를 옮겨 봅니다.     


제8조 ①정당의 설립은 자유이며, 복수정당제는 보장된다.

②정당은 그 목적ㆍ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

③정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정당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할 수 있다.

④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하여 해산된다.        


이런 정당설립의 자유, 복수정당제, 민주적 정당 운영이 아니라 현실은 기득권층의  정치꾼 세상이고, 1987년 만든 헌법으로 일제강점기(대일항쟁기) 35년보다 긴 36년이 지나도 헌법 한 조항도 고치지 못하는 무력한 정치가 계속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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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파(無黨派)가 제대로 투표해야      


4월 10일 총선까지 꼭 5개월 남았는데, 그때까지 정치 이야기가 얼마나 어지러울지 걱정이오.     


늘 싸우고 으르렁대는 정치가 사라지고 나라가 어느 방향으로든 가려면, 차라리 한쪽이 다른 쪽을 확실히 압도하는 게 나을까도 생각해 봅니다.      


평안한 나라를 바라며, 어느 중도(中道) 무당파가 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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