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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Nov 22. 2023

정치경제학과 창조적 파괴

1. 들어가는 글     


지난주 “한국은 끝났다”는 일본 경제지의 보도로 우울했다. 그런데 현재의 저출산고령화사회를 돌파하지 못하면 끝이라는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대해 나는 세 가지 해결책을 이야기했다.

- 남북통일을 추진하자.

- 남녀징병제(이스라엘)로 출산율을 올리자.

- 시민기본소득을 지급하자.         


3가지 해결책에 기초한 ‘창조적 파괴’로 발상을 전환하여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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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회주의 시급하다     


먼저 『피케티의 사회주의 시급하다』로 시작하려 한다(토마 피케티, 은행나무, 2021). 1971년생인 그는 어릴 적에 사회주의는 말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이 책을 시작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사회주의’라는 용어 자체가 금기사항 아닌가.     


그런데 그는 점점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사회주의밖에 없다는 식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현재의 자본주의에는 더 이상 미래가 없다. 불평등을 심화하고 자원을 고갈하는 체제라고 말한다.(11쪽)     


장기적으로 평등과 참여사회주의로 가자고 한다. 2019년 출간된 『자본과 이데올로기』 제17장 「21세기 참여사회주의를 위한 요소들」에서.     


피케티는 ‘최소자산(héritage minimal)’을 지급하자고 주장한다. 이것은 우리나라에서 전에 주장된 ‘기본자산’과 유사한 개념인 듯하다. 그는 프랑스의 평균자산규모의 60% 정도인 12만 유로 수준을 25세가 되는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자고 한다. 그러려면 국가소득의 5%가량 되는 예산이 필요한데, 이는 여러 세수를 합쳐서 충분히 조달가능하다고 한다(23~24쪽).     


자산과 상속에 대한 누진세 제도를 도입하고, 소득, 사회보장제도 분납금과 탄소세에 대해 통합누진세 체계를 도입하면 국가소득의 45%에 해당하는 세수를 걷을 수 있다.     

이 재원으로 공공지출, 특히 교육, 보건, 퇴직연금, 사회계층 간 재분재, 기본소득 보장 등의 사회복지차원의 지출 전반 그리고 환경과 관련된 조치에 드는 예산을 조달할 수 있다.(24~25쪽)     


그가 생각하는 최고세율이 80~90%에 이르니까 우리나라(최고세율 50%)와 격차가 크긴 하다.      


나도 전에는 자유민주적 자본주의에 전혀 맞지 않는 제도가 기본소득이라고 생각했다가 생각을 바꾸었다.   

이것은 우리 국민 5,155만명에게 2024년 복지(보건복지고용) 예산 242.9조원을 고루 나누면 1인당 471만원(매월 39만원)이 돌아가는데, 이 분야에 행정부담이 너무 많고, 사각지대도 많기 때문이다.     


사회안전망으로 복지체제가 갖추어지려면 기본소득이 필요하다. 이것은 ‘창조적 파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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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무한한 부의 시대가 온다        


『무한한 부의 시대가 온다』는 책을 만났다. 이 책은 ‘팬데믹 이후 무한한 부를 창출할 12개의 기회가 있다’고 한다. (폴 제인 필저, 스티븐 P.자초, 오월구일, 2023년)     


6개 경제적 기둥으로 1. 기술 주도의 부, 2. 에너지 혁명, 3. 구조적 실업, 4. 로봇이 온다, 5. 긱 이코노미, 6. 보편적 기본소득을 들고 있다.     


한편 6개 사회적 기둥에 1. 밀레니얼 세대의 도약, 2. 공유 혁명, 3. 소비자 잉여 4. 국민총행복, 5. 중국의 도전, 6. 러시아 와일드카드를 들고 있다.     


이중 ‘보편적 기본소득’과 ‘구조적 실업’, ‘로봇이 온다’을 살펴본다. 나머지 주제도 나중에 살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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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편적 기본소득     


이 책은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 UBI)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내가 사용하는 ‘시민기본소득’과 유사해 보인다).


UBI는 사회 안전망처럼 사회를 안정시키고 구조적 실업과  창조적 파괴로 인한 잔인한 충격을 개선하며, 무엇보다 새로운 일자리나 새로운 지역에서 실패할 경우 사람들에게 필요한 완충 장치를 제공할 것이다. 새로운 광란의 20년대가 경제의 터보 엔진이라면 UBI는 윤활유일 것이다. (201쪽)     


이 책의 보편적 기본소득이 내 생각과 거의 같아 여기에 옮긴다.      


(핵심 요약)     


① UBI는 사실 사회 전체의 돈을 절약해 준다. 제삼자인 공무원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아닌 가난한 사람들이 실제 필요로 하는 것을 직접 구매하기 때문이다.       


② 주택, 상품, 서비스 등 기존의 복잡한 재정 지원을 매주 또는 매월 직불카드에 지급하는 단순한 현금 보조금으로 대체하여 부분적으로 UBI를 지급할 수 있다.      


③ UBI의 핵심은 ‘보편적(Universal)을 뜻하는 U다. UBI가 필요하든 필요하지 않든, 부자와 가난한 사람 모두가 사회보장처럼 매월 UBI지원금을 받는다. 이는 정부 지급과 관련된 오점을 없애고 모든 미국인이 이 프로그램을 수용하도록 만든다.     


④ UBI는 우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많은 일에 대한 자금 조달 메커니즘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석방된 모든 사람이 거리에 내몰려 스스로를 지탱할 수 없는 절박한 상태에 놓이는 대신 매월 지원금을 받는다면 나와 당신의 가족이 더 안전해진다.     


⑤ UBI는 미국 인구의 절반에 달하는 경제적 약자 1억 7500만 명이 자금을 관리하고 개인 경제를 개선하기 위해 각자 필요로 하는 것에 집중하도록 돕는 완전히 새로운 산업을 창출할 것이다. (2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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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조적 실업     


사회가 바뀌고, 기술 변화로 인한 실업은 회피하기가 어렵다. 예전 일자리가 없어지고 새 일자리가 생길 때까지 사람들은 고생한다.      


기계나 더 나은 방법이 일자리를 빼앗으면 대체된 근로자의 임금은 긱 소유주, 비즈니스 소유주, 남아 있는 근로자에게 이전된다.     


새로운 기술, 더 효율적인 공급원,  저렴한 원재료가 지체 없이 대량 해고를 일으킨다.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면 돈을 벌 수 는 방법이 없어질 수 있다.     


진정한 경제성장은 대체된 근로자가 이전에 없던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때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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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이 온다     


로봇은 사람의 작업을 대체한다. 로봇에게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어떻게 살아나가야 하나. 로봇과 기술에 의해 창출되는 새로운 비즈니스가 있고, 혁신과 창조적 파괴가 있을 것이다.     


원래 슘페터는 창조적 파괴로 발전된 기술에 밀려난 사람들이 사회주의 정부에 찬성표를 던져 자본주의가 자멸한다고 예측하였다. 그런데 자본주의는 후에도---     


로봇을 만드는 사람은 엄청난 부를 누리지만, 나머지 사람은 생활이 곤란해진다. 여기에 대책이 없다면 그 사회와 국가는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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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절망의 죽음과 자본주의 미래     


중년의 삶은 어떻게 비극으로 내몰리는가? 에 대해 쓴 『절망의 죽음과 자본주의 미래』에도 보편적 기본소득에 관한 기술이 있었다. (앵거스 디턴 · 앤 케이스. 한국경제신문. 2021)     


  `보편적 기본소득 개념을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 로봇이 많은 노동자나 대부분의 노동자를 대체한 세상에서, 국민소득 전부가 로봇의 소유주와 발명가의 몫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는 보편적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것은 합리적이다.


  보편적 기본소득이 모두의 자유를 늘려줄 것이라는 필리프 판 레이스와 야니크 판데르보히트의 웅변적이고 설득력 있는 주장을 추천한다(『21세기 기본소득』).


  많은 사람들은 정치와 민주주의가 보편적 기본소득과 함께 훨씬 잘 작동하고, 그것 없이는 최저생활이 보장되지 않는 곳에서는 특히 전혀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부유한 나라의 소득원을 둘러싸고 강력한 윤리적 논쟁도 벌어지고 있다. 소득은 분명 현재의 노력 여하에 따라 결정되지만, 국가적 유산인 교육과 일자리의 기반 시설과 우리가 앞서 세대에게 빚진 물리적·사회적 자본에 의해서도 지지된다. 우리는 모두 우리의 유산 중 일부를 가질 자격이 있다. (382~383쪽)      


  보편적 기본소득에 대해 일에 대한 가치관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보편적 기본소득 옹호자들 사이에선 사람들이 일을 덜할 우려가 있다고 한다. (384쪽)`      


여러 이야기가 있다. 전 세계 어디서도 기본소득제도를 100% 실행하는 나라는 없어 보인다. 그런데 지난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어느 나라든 대개 기본소득 유사제도를 시험해 보기도 하였다. 지금은 모두 다른 나라를 쳐다보는 과도기이다. 저출산고령화사회를  바꾸어 행복한 나라로 가려면 기본소득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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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우리가 창조적 파괴를 시작하자     


내가 쓰는 《푸른 시민과 기본소득》은 행복한 나라를 위한 방안이다.     


왜 아이를 낳지 않나? 왜 연애도 결혼도 하려 들지 않나? 모두 한 방향으로 행동하면  그 나라가 무너지는 건 정해진 과정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지? 결혼하고, 연애를 하게 하자. 아이를 갖게 하자. 낳은 아이들은 국가와 사회가 기르자. 그러고도 부족한 인구는 외국 이민으로 충당하자.     


무너져가는 우리 사회와 나라를 되살리자는 것이다. ‘시민기본소득’을 도입하자. 이것이 바로 슘페터가 말하는  ‘창조적 파괴’다. (앞글 3편 참조)

- 성년자 1, 미성년자 0.5 (기본지수)

- 장애인 0.5, 어르신 0.5 (부가지수): 기본지수에 부가하는 지수      


혹시 ‘포퓰리즘’ 논란이 있을지 모르겠다, 작년 대선에서 주장되었고, 내년에 총선이 있으니, 정치적 색깔을 논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것은 국가와 자본주의를 유지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이대로는 유지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전 세계를 이끌자. ‘좋은 정치경제학’ 아닌가. 나는 ‘시민기본소득’, 남북통일과 남녀징병제를 연결하면 시너지 효과가 생긴다고 확신한다.     


* 2023년 11월 29일 ‘5편 자본주의의 위기와 기본소득’으로 계속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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