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 나 이

3차례나 육사가 쿠데타의 온상

by 신윤수

육군사관학교가 쿠테타에 개입하여 반란을 일으켰다. 학교 자체에 문제가 있는지 교육 과정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자.


육사의 뿌리로 일제와 독립을 위해 싸운 신흥무관학교를 부정하고 미군정하에서 뿌리를 찾다보니 국가와 국민보다 동문수학한 선후배간의 의리가 우선하는 아주 고약한 문화가 자리잡아서 일본 육사와 더불어 세계에서 유일한 쿠테타를 일으키는 한국 육사가 탄생했다. 군사학교는 역사교육을 통한 투철한 국가관이 필수인데 육사는 잘못 되었다.


대체할 수 있는 제도로 이스라엘 군 간부 양성제도를 들 수 있다. 일정기간 복무한 병사 중 우수자를 부사관으로 선발하고, 부사관 중에 우수한 자를 선발해 장교로 임관시키는 방안인데, 출신별 갈등을 없앨수 있고, 실무경험과 부하의 애로사항을 잘 알며, 실전형 군대로 육성 가능하다.


장성 대부분이 육군이니 문제다. 현대전 핵심 수행 무기체계는 해/공군이나 전략사나 드론사가 많이 가지고 있는데 육군 보병 장성들이 장성자리를 차지하고 군 정책을 결정하니 군이 제대로 돌아가나?


교육이 중요한 이유이다. 미군이 우리 군과 다른 이유가 이것이다. 불법이라도 무조건 상관의 명령에 복종하는 건 북한이나 공산국가에서 추구하는 것이다. 합법적 명령은 이유 불문하고 따라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불법적 명령은 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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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례나 쿠데타 온상이 된 육사…그들이 불법 명령에 따른 이유

(한겨레 1/29, 권혁철 기자)


“이유를 대지 마라”


1980년대 중후반 육군사관학교(육사)를 다닌 한 예비역 영관급 장교에게 “한국 현대사에서 육사가 쿠데타의 주역이 된 이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그는 “육사 생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누가 봐도 명백한 불법 명령은 따르지 말아야겠지만, 상관의 명령이 내가 보기에 부당하더라도 일단 따라야 한다고 배웠다”고 전했다. 현재 군 지휘부를 구성하는 육사 출신 장군들이 다녔던 1980년대 중후반 육사 교육과 학교 분위기가 ‘생각의 힘’을 키우기보다는 상관에 대한 충성과 명령에 대한 복종을 지나치게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2월7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도대체 그 상황에서 왜 그랬냐’ 하는데,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위기 상황이잖아요. 군인은 그 명령에 따라야 한다고 강하게 생각을 해요. 위기 상황이니까 맞나 틀리나 그거 따지기가 쉽지 않아요. 원래 계획이 이렇게 돼 있으니까 그냥 내가 해야 할 일을 준비해야 하지 않냐 그런 거죠.”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의 변호를 맡은 김인원 변호사도 “당시 피고인(이진우)은 시간 여유가 없었고 법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국방부 장관의 명령이 위헌인지 불법인지 판단할 수 없었다”며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진우와 여인형은 육사 48기(1988년 입학) 동기다. 여인형과 이진우의 주장에는 “이유를 대지 마라”던 1980년대 육사 분위기가 강하게 묻어 있다.


육사는 한국 현대사에서 3차례나 쿠데타 주역으로 등장했다. 1961년 5·16 쿠데타 때는 김종필 등 육사 8기, 1979년 12·12군사반란 때는 전두환 등 육사 11기, 이번 12·3 내란사태 때도 육사 출신 현역·예비역 장군들이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육사 38기), 계엄사령관을 맡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육사 46기),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육사 47기),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육사 48기),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육사 48기),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육사 50기) 등이다.

국가를 전복시키는 행위를 뜻하는 쿠데타는 프랑스말이다. 이 말의 본뜻은 ‘국가에 대한 공격'을 의미한다. 육사 누리집이 밝힌 학교 목적은 “국가방위에 헌신할 수 있는 육군의 정예장교 육성”이다. 국가방위에 헌신하라고 세금으로 육성한 육군의 정예 장교들이 거꾸로 국가에 대한 공격(쿠데타)에 세 차례나 앞장서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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