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발견

-첫

by 미소


-첫


모든 처음에는

서툴지만 기대감이 함께 존재한다.


첫 월급을 받은 딸이

내게 첫 용돈을 줬다.


“내가 빨리 돈 많이 벌어서

엄마 일 안 하고 살게 해 줄게.”


라는 비장한 각오와 함께.


“엄마 건물주 되게 만들어줄게.”

“엄마 옷장 확 바꿔 버릴 거야.”


올해 1월,

원룸 방 계약서를 쓰고 오던 날

딸은 지하철 안에서

엄마를 건물주로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작년 여름,

지인 결혼식 간다고 뭘 입으면 좋을까

딸에게 옷을 골라 달라고 했다.


딸은 내 옷장을 뒤적거리며

마음에 드는 옷이 하나도 없다고

대체 뭘 입고 다녔냐고 했다.


돈 벌면 내 옷장을

예쁜 옷으로 가득 채워주겠다던 딸.


시간이 갈수록 공약은 늘어나는데,

다 지킬 수 있을까 모르겠다.


선거철만 되면

말만 앞세우는 정치인 공약처럼

소리 없이 사라지는 공약이 되지 않기를.


일 안 하고 살게 해 준다는 말도,

건물주 만들어 준다는 말도,

옷장 확 바꿔 준다는 말도


다 딸에게 처음 들은 말이다.


말만 들어도 배부르긴 하지만

마음 한구석 기대를 품게 하는 말.


딸, 이제 너 어쩔 거야?


-2025.5.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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