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발견

키티 욕실화와 크룩스

by 미소

-키티 욕실화와 하얀 크룩스

2025.5.14.수


같은 물건을 쓴다는 건 그 사람을 마음에 담고 싶다는 뜻일 거다. 딸 집 욕실에 있는 5000원짜리 키티 욕실화를 나도 따라 샀다. 빨간색 바탕에 눈 동그랗게 뜨고 귀엽게 쳐다보고 있는 하얀색 키티 모습이 마치 곰살맞은 딸을 연상케 한다. 볼 때마다 딸 생각이 난다. 욕실에 들어갔다 나오면 가지런히 정리를 한다. 딸이 아무 일 없이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정성스럽게.


지난주 토요일에는 시어머님 생신이라 시골에 갔다. 시골집 근처 농협 하나로 마트에 들러 장을 봤다. 입구에 하얀색 바탕에 귀여운 까만색 캐릭터가 그려진 크룩스가 보였다. 캐릭터가 고양이인지 뭔지 정체는 잘 모르겠으나 하트도 박힌 게 어머님 사드리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50m로 골랐다. 한 바퀴 돌면서 고기도 사고, 조기도 담고. 전 거리도 샀는데 또 크룩스가 눈에 들어온다. 귀여운 물건에 잘 혹하는 나. ‘나도 하나 살까?’ 고민 끝에 집어 들었다.


나는 집안에서 실내화 대용으로 가끔 신고 다닌다. 안 신을 때는 현관 앞 까만색 고양이 거실화 정리대 옆에 둔다. 키티 욕실화처럼 볼 때마다, 신을 때마다 어머님이 떠오른다. 생신 축하 현수막 해 갔다고 그 마음이 고맙다고 하신 어머님 얼굴이 떠다닌다. 열일곱 식구에 둘러싸여 색색의 앙금 꽃으로 장식한 떡케이크 촛불을 끄시며 좋아하시던 분옥씨가 내 마음에 들어온다.


문득 궁금해진다. 나는 어떤 사람 마음에 담겨 있을까 하고.

#오늘의발견

#키티욕실화 #크룩스

#같은물건을쓴다는건

#그사람을마음에담는다는것

매거진의 이전글빈 둥지 증후군